[현지전문가에게 물었다] 한-베 FTA 발효·TPP 협정 이후 對 베트남 투자 전략은?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지난해 12월20일 한-베 FTA 발효와 앞서 작년 10월 타결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계기로 베트남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인구 9천만명의 베트남은 TPP 참여 12개 국가 중 손꼽히는 생산기지로 새삼 한국기업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 나라는 베트남전을 계기로 60년대 이후 한국과는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현지 진출기업도 3천개를 훨씬 웃돌며 베트남 내 투자국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이 고용한 베트남 현지인력은 60만명에 이른다.
한국에 유학 온 베트남 학생도 2010년대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지난해 5900명을 넘어섰다. 유학생 출신국으로는 중국 다음으로 큰 규모다. 한류의 영향까지 겹쳐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자 한국 유학이 늘고 있다. 베트남의 양대 도시인 하노이와 호치민에서 활약하는 서울대 졸업생만해도 300여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베트남인은 150명을 웃돈다. <매거진 N>은 현지에서 짧게는 10년에서 1992년 수교 이전부터 활동해온 전문가들로부터 한-베 FTA협정 이후 베트남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과 비결, 숨겨진 현지 사정 등을 들어봤다.
“베트남은 농촌 인력이 많고 메콩강 주변 등의 농업환경이 뛰어나 발전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투자나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농업기술력을 투입하면 좋을 것이다.” 배종하 국제식량농업기구 베트남 국가사무소장
“베트남에서 생산한 물품은 미국으로 관세 없이 수출할 수 있다. 한국의 경공업 업체들의 베트남 러시가 계속될 것이다.”
“중국에 꽌시라는 게 있는데 베트남에도 그런 게 있다. 오히려 더 강한 것 같다. 그게 없으면 여기서 사업하기 힘들다.”
“베트남의 미래가 밝은 이유는 교육열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어려서부터 과외도 많이 시키고, 명문학교 진학 경쟁률이 대단히 높다. 전쟁 중에도 호치민이 젊은 학생들을 유학을 보냈다. 1세대는 러시아와 동부 유럽, 2세대는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최근에는 미국을 비롯해 한국 등으로 많이 보낸다.” 노경용 아르페지오 베트남 대표
“TPP 12개국 중에 베트남만큼 노동력이 좋은 곳이 없다. 미국이 베트남을 끼워준 것은 아마도 베트남 항만 사용을 염두해 둔 것 같다.”
“베트남 경제의 문제는 큰 기업들이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 부동산 기업이라는 점이다. 1억의 인구가 먹고 살기엔 서비스, 부동산업은 한계가 있다”
“베트남도 서서히 환경규제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베트남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은 이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할 듯싶다.” 박동철 탐비나 대표
“베트남 사람들은 부지런하고 노동의 질이 높다. 여름에는 밤새도록 공사하는 곳도 많다. 공사현장으로 넘쳤던 우리나라 80년대를 보는 듯하다.”
“베트남도 서서히 환경규제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베트남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은 이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할 듯 싶다.”
“하롱베이는 난개발이 돼서 문제가 많다. 좀 체계적인 개발이 필요해 보인다. 다낭 해변의 길이는 40km가 넘는데, 개발 수요가 무궁무진하다.” 김인환 전 환경부 차관
“이 나라 경제성장률이 6∼7%가 적당하다고 보는 것은 다른 나라 케이스를 보고서 결정한 것 같다. 빠른 성장 후에 오는 갈등구조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베트남은 그런 과정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이용봉 우리은행 하노이 지점장대우
“베트남에서 두 번째 큰 국영석유사를 뚫기 위해 2년 반 동안 수시로 인사를 갔다. 거르지 않고 인사하고 선물주고 하니까 그때서야 한번 공급해보라는 말이 나오더라. 중간에 담당 직원도 바뀌고 그러면 참 힘들지만 인내를 갖고 정성을 보여야 한다.” 변점석 현대오일뱅크 하노이 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