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엔 시사주간지리뷰 12월 넷째주] ‘올해의 인물’ 메르켈·롯데3부자·백남기·조성진·백종원·김영삼
[아시아엔=정용인 <주간경향> 기자] 12월 넷째 주, 그러니까 2015년 마지막 주 시사주간지 리뷰입니다. 시사주간지들은 한 해 마지막 호에서 보통 ‘올해의 인물(사건, 키워드)’를 선정하는 작업을 합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전통에 따라 만들어진 코너죠. 참고로 1927년 선정된 타임지의 ‘Person(man) of the Year’는 원칙이 있는데, 일단 죽은 사람은 선정하지 않습니다. 가끔가다 변칙-가장 유명한 것이 2006년 선정한 ‘You’나 2011년 ‘시위자들’과 같은 경우-도 있는데, 타임지의 올해의 인물은 메르켈입니다.
한국의 시사주간지는 어떨까요. 시사주간지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올해의 인물’을 선정한 매체는 ‘주간경향’입니다. 11월 14일, 민중총궐기 행사에서 쓰러진 백남기 농민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고 있습니다. ‘주간조선’은 ‘메르스 전사 간호사들’을 올해의 인물에, ‘시사저널’은 ‘롯데家 3부자’를 올해의 인물로 꼽았습니다. ‘올해의 인물’을 뽑지 못한 ‘시사인’은 ‘12대 뉴스, 그 후’를 커버스토리로 올렸습니다. ‘한겨레21’은 올해의 판결 18선을 표지기사로 삼았습니다.
1. ‘누구도 그일 수 있었다.’ 여기서 ‘그’는 백남기 농민입니다. ‘주간경향’은 백씨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기술합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테러방지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백남기 농민은 국민이 아니었다. 박근혜 정부 3년차, 물대포 직사로 차가운 아스팔트에 내동댕이쳐진 건 대한민국 국민이었다.” 기사는 11월 14일, 그날 벌어진 사건을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증언으로 재구성하면서, 농민 백씨의 35년 전 행적으로 돌아갑니다.
소위 ‘서울역 회군’으로 유명한 1980년 5월 14일, 중앙대 학생들은 복학생 백씨가 흑석3동 목공 집을 수배해 만든 ‘유신잔당 장례식’ 상여를 매고 4시간 30분 동안 서울시 전역을 돌아다닙니다. 마침 내린 비로 처연하게 젖은 상여행렬을 보고 서울시민들 사이에서는 “대학생이 죽었다”는 유언비어까지 돌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2015년 11월 14일, 백씨 영상을 보면 바로 앞, ‘농가부채 해결!’이 적혀 있는 상여가 경찰 물대포를 맞아 부서지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직후, 농민 백씨는 ‘따로’ 홀로 나섭니다. 왜 백씨는 홀로 앞에 나선 걸까요.
기사에 따르면 백씨는 이날 상경 길에 동네 주민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당신(백남기씨)이 아버지(박정희)에게 고초를 당했는데, 그 고초로 세상을 살게끔 만들어놨더니 이번에는 딸이 나타나 세상을 뒤집고 있다.” ‘상여’가 부서지는 순간, 그는 자신의 과거와 오늘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분노’를 느끼지 않았을까요. 주변 사람들은 ‘이놈들아 제발 그만해!’라고 말하고 싶은 심정으로 백씨가 차벽에 다가섰을 것으로 이야기합니다. 백남기 농민은 벌써 38일째 아무런 말이 없이 병상에 누워있습니다.
2. ‘시사인’은 각 분야별로 올해의 인물을 뽑았습니다. 백남기 농민은 사회분야의 ‘올해의 인물’입니다. 각 부분을 일별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정치-유승민, 경제-샤오미, 문화-백종원, 스포츠-강정호(미국 프로야구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선수), 국제-아일란 쿠르디(터키 보드룸 해안가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3살 아이). 최악의 인물은 김무성이 뽑혔습니다. 제목은 “청와대 앞에만 서면 그는 왜 작아지는가”입니다. 키워드는 ‘헬조선’입니다. 앞의 ‘주간경향’도 올해의 인물 이외에 ‘올해의 사건’-성완종 리스트 사건, 메르스 사태, 교과서 국정화, 그리고 올해의 키워드로 ‘헬조선’을 꼽았습니다.
‘시사인’이 커버스토리로 다룬 올해의 ‘12가지 사건’과 기사 제목을 보겠습니다. “(1) 연말정산 파동-지지율 떨군 ‘13월의 월급’, (2) 리퍼트 피습-‘종북배후론’ 무성했으나… (3) 성완종 게이트-그는 죽고, 친박 실세는 살고 (4) 메르스 대유행-‘메르스 소송’ 13건 진행 중 (5) 신경숙 표절 논란-‘전설’이 있던 자리 (6) 국정원 해킹프로그램 파문-감청 권한을 확대하자고? (7) 삼성-엘리엇 주총대결-삼성이 ‘주주 친화’ 나선 이유 (8) 요동치는 노동시장 구조 개편-합의문 잉크는 말랐으나… (9) 역사교과서 국정화-1974년 박정희 정권 때처럼 (10) 파리테러 ?IS의 ‘파리테러’와 극우 약진 (11) 안철수 탈당-그의 ‘새정치’, 어디로 향하나? (12) 미국연준 금리인상-9년 6개월 만에 올려요.”
3. ‘시사저널’은 올해의 인물로 ‘롯데家3부자’를 꼽았습니다. 이 잡지는 지난해 올해의 인물을 ‘세월호 자원봉사자’로 뽑았고, 2013년에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을 뽑았습니다. 올해의 인물을 뽑은 ‘변’에서 ‘시사저널’은 “김정은, 세월호, 롯데가 3부자 등 최근 올해의 인물이 계속 부정적 인물이나 사건들로만 채워지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의 암울함을 대변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잡지도 ‘시사인’과 비슷하게 분야별 올해의 인물을 선정했습니다. 역시 간단히 살펴보죠. 정치는 유승민, 경제는 카카오, 사회는 메르스와 싸운 사람들, 국제는 아웅산 수치, 문화는 조성진(피아니스트), 과학은 김대식, 연예는 유아인, 스포츠는 강정호, 올해의 인물 ‘최악’은 IS를 선정했습니다.
4. 문제의식은 다 엇비슷한 것 같습니다. ‘주간조선’은 2015 올해의 인물로 ‘메르스 사투 전사가 된 천사들’을 올리고 있습니다. 표지에 나온 8명의 간호사들은 건양대 병원 간호사들입니다. 눈에 띄는 것은 ‘간호사들’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경위를 별도의 기사로 다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원래는 실제 인터뷰 대상자를 메르스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다가 자신도 메르스에 감염된 수간호사로 하려고 했는데, 본인이 한사코 인터뷰를 거부해 당시 함께 일한 간호사 9명을 인터뷰 했다고 합니다. ‘주간조선’ 편집진이 이와 함께 올해의 인물 후보로 거론한 사람들은 목함 지뢰 사건으로 다친 김정원(23)하사와 하재헌(21)하사, 피아니스트 조성진씨, 외식경영자 백종원씨,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 야구 국가대표팀 김인식 감독, 김영삼 전 대통령 등이었습니다. 기자들이 3명씩 선정해 각각의 이유를 제출하는 식으로 ‘투표’가 이뤄졌는데, 조성진씨를 1,2,3위 모두로 민 기자도 있었는데 아쉽게도 탈락한 모양입니다.
5. 올해의 ‘좋은 판결 나쁜 판결’을 연말에 선정했던 ‘한겨레21’은 올해 기준을 세분화 했습니다. ‘박수 친다 이 판결’, ‘아쉽다 이 판결’, ‘경고 한다 이 판결’로 나눠 살펴보고 있습니다. 각각 살펴보면 ‘최고의 판결’은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인정’이 선정되었습니다. 이밖에 ‘2차 민중총궐기 집회금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인용’, ‘전교조 노조 아님 통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인용’, ‘긴급조치 9호 위법성 인정해 국가에 손해배상 책임 인정’, ‘비봉 석면 폐광산에 대해 석면 관련 법의 ‘사전예방’ 강조’, ‘대부업자의 이자율 폭리 ‘꼼수’ 제한’, ‘세월호 구조 실패한 123정장의 업무상 과실치사 인정’ 등 7건이 ‘박수 친다, 이 판결’로 꼽혔습니다.
‘아쉽다, 이 판결’은 ‘이주노조 합법화’, ‘간통죄 위헌 결정’, ‘변호사가 약정한 형사사건 성공보수금 무효’, ‘무기수 김신혜 재심 결정’ 등 4건이 선정되었습니다.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국가손해배상 소멸시효 6개월로 제한’, ‘파업 지지한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업무방해 방조죄’ 적용’, ‘KTX 여승무원 불법파견?위장 도급 불인정’,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공직선거법 유죄 원심 파기’, ‘세월호 관제 소홀한 진도VTS ‘무죄’ 선고, ‘연예기획사 대표, 10대 성폭력을 ‘사랑’으로 판단’ 등 7건이 ‘경고한다. 이 판결’ 즉, 올해의 불명예 전당에 등록되었습니다. 지난해 이 기획의 제목은 “후진의 시대, 사법부의 전진을 희망함”이었습니다. 올해의 제목은 “나쁜 세상 좋은 판결”입니다.
6. 시사주간지 중 유일하게 ‘주간동아’는 어찌된 일인지 올해의 인물 선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커버스토리로 다룬 기사는 ‘2015 박근혜’입니다. 표지는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발언 단어 타이포그래피로 박대통령의 상반신을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텍스트 분석(Text Analysis) 내지는 텍스트 마이닝 기법은 화자가 쓴 단어들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정말로 말 하고 싶었던 속내, 감정분석’을 하는 빅데이터 분석 기법의 하나입니다.
올 한해, 박대통령은 어떤 단어를 가장 많이 썼을까요. ‘주간동아’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483회), ‘국민’(329회), ‘경제’(198회), ‘정부’(165회), ‘개혁’(151회) 등의 순서였습니다. ‘노오력’이라는 패러디가 나온 ‘노력’도 7번째(124회) 사용이 많이 된 단어군요. 사실, 이 분석기법의 백미는 드러나지 않았던 의미망 연결 구조를 밝히는 것인데, ‘주간동아’의 기사에서 그것을 적극적으로 시도하지 않는 것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 잡지의 분석에서 인상적인 것은 박대통령의 ‘어법’은 거대한 선악구도를 전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긍정적, 부정적 용언만 놓고 보면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살리려 애쓰는 선한 정부’對 ‘이익만 챙기며 책임을 피하고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국회 혹은 정치권’이라는 두 가지의 덩어리가 배타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게 특징이라고 기사는 전하고 있습니다.
7. 일반기사를 보겠습니다. 지난 주 이슈가 되는 안철수 탈당과 관련된 분석&전망 기사들을 대부분의 시사주간지에서 싣고 있습니다만, 아직은 단순 전망기사에 머무르는 것 같습니다. 또 하나 공통적으로 눈에 띄는 것은 모란봉 악단의 중국 베이징 공연 불발의 막전막후를 다루는 기사들입니다.
‘주간조선’에는 ‘박승준의 차이나 워치’라는 연재코너가 있는데, 글을 쓰는 박승준 인천대 중어중국학과 초빙교수는 조선일보의 전 베이징?홍콩 특파원이었습니다. 박 교수는 “공연 취소의 진짜 이유는 리허설에 등장하는 3차 핵실험 장면”이라는 게 가장 설득력이 있는 추측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에서도 볼 수 있는 ‘단숨에!’라는 경음악의 배경화면에 2012년 12월 12일 평안북도 동창리 기지에서 남쪽으로 미국령 괌을 넘어 날아간 은하3호 로켓 발사장면과 핵무기 폭발 광경이 상징적이면서도 극적으로 처리되어 있는데, 그것을 본 중국 외교부 고위층이 빼라고 요구했고, 결국 모란봉악단의 보고를 접한 김정은이 철수를 지시했다는 겁니다.
반면 ‘주간동아’의 구자룡 동아일보 베이징 특파원 기고 글에서는 리허설에 나온 ‘자나 깨나 원수님 생각’, ‘타오르라 우등불’ 등의 김정은 찬양일색의 공연 내용 때문이라는 국정원의 정보위원회 보고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시사저널’에 기고한 이영종 중앙일보 통일전문 기자는 역시 ‘은하 3호’ 시험발사 당시 김정은이 통제센터를 찾아 발사명령을 내리는 장면이 담긴 배경화면을 중국이 문제 삼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누가 맞을까요.
8. ‘시사인’의 연재 기사 중 ‘사교육탈출-길을 찾다 길이 된 사람들’이라는 코너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악동뮤지션을 기른 선교사 이성근, 주세희 부부의 강의를 싣고 있습니다. ‘K팝스타’에서 몽골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악동뮤지션이 뜨고 난 다음 ‘홈스쿨링’으로 가르쳤다는 부부의 교육법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죠? 이런 오해가 있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아이들이 몽골의 푸른 초원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자유로운 영혼으로 자랐기 때문에 이렇게 창의적인 노래들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부부에 따르면 전혀 아니라고 합니다.
일단 몽골은 7~8월을 제외하고 초원을 만끽할 수 없습니다. 겨울은 영하 30~40도까지 내려가고, 봄에는 황사가 불어 눈을 못 뜬다고 합니다. “말이 좋아 홈스쿨링이지, 처음에는 현지 학교에 보냈지만 후원금이 줄고 재정적 한계에 봉착하면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집에서 가르쳤다고 합니다.
기사가 전하는 이들 부부의 양육 십계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아이가 본래부터 지닌 최고의 가치를 존중하고 지지해주기 (2) 더불어 사는 법을 가르쳐라 (3) 나이답게 키우기 (4)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줘라 (5) 부족함 속에서도 늘 만족할 수 있는 법을 가르치기 (6) 부모가 좋은 관객이 되어줘야 한다 (7) 아이들이 딴 짓을 할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 (8) 아이들도 스스로 대가를 지불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9) 부모도 약점을 보일 것, 아이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구할 것 (10)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하자. 옮겨 적다 보니 따로 돈이 드는 것도 아니군요. 자녀교육이 고민이라면 한번쯤 음미해볼 만한 십계명이네요.
9. 12월 18일, 시오노 나나미가 신간을 발간한다고 합니다. ‘로마인 이야기’ 15권 완결 후 종적을 감춘 이 78세의 노작가가 새로 들고 온 작품은 ‘그리스인 이야기’입니다. 12월 18일 일본에서 발매된 1권의 제목은 ‘민주정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3부작으로 진행한다고 하는데, ‘주간조선’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시오노는 1년에 하나의 작품을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우연히 이탈리아 로마에서 시오노가 기거하는 집에 방문한 적이 있는 유민호 퍼시픽21 소장에 따르면 시오노는 ‘아침에 일어나 차를 마시고 글을 쓰고 산보를 한 뒤 역사서 저술에 열중하는, 초등학교 일일 시간표 같은 계획을 기계적으로 수행하는 작가’라고 합니다. 유소장이 시오노의 집에 가보니 “방안은 선 하나 줄 하나 어긋나지 않는 단순하면서도 깨끗한 공간”이었으며 책상 위에는 책은 물론 컴퓨터도 없이 하얀 백지와 만년필 하나만이 놓여 있다고 합니다. 책상 뒤 벽에는 길이 10m는 됨직한, 빙 둘러쳐진 포스트잇 종이 열(列)이 인상적이었는데 “모든 글을 철저히 아날로그 방식으로 이어가는 아날로그 작가”라는 것이 그의 인상기입니다.
일본에서 ‘글로 먹고 사는 사람’을 ‘분시(文士)’라고 하는데, 이 분시라는 말에는 보통 가난하다는 이미지와 함께 죽는 마지막 날까지 글을 쓰는 사무라이 형 작가라는 의미도 들어있다고 그는 밝힙니다. 작품성과 이념성 유무를 떠나 단 하나의 세계에 모든 것을 건 ‘분시’에 대한 인간적 예의를 필자는 역설하고 있습니다.
10. 마지막으로, 지난주에 있었던 재판과 관련된 기사를 보겠습니다. 여러 잡지가 다루고 있지만 ‘주간경향’에 실린 “‘대통령 7시간’ 보도 무죄에 관한 보고서” 기사를 추천합니다. 가토 다쓰야 1심 재판의 결론과 관련해서 주한일본 특파원들이 예상한 결론은 유죄였다고 합니다. 기사에 따르면 재판장 이동근 부장판사는 오랫동안 말하면 안경과 턱 근육을 만지는 버릇이 있는데, 선고 시간이 1시간이 넘어가자 얼굴을 만지는 횟수가 급격히 늘었다고 합니다. 변호인이 “피고인(가토 다쓰야)이 앉아서 선고를 듣게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묵살하는 것을 보고 기사를 작성한 기자(이범준 기자)는 무죄선고를 확신했다고 합니다.
그동안의 재판에서 가토 다쓰야 측은 올해 8월 조선일보 인터넷 판에 이 신문의 동경특파원이 쓴 기사를 제시했다고 합니다. ‘아베 신조 총리의 부인이 인기 기타리스트와 밀회를 즐겼다’는 보도입니다. 그런데 이 기사는 일본의 주간지 ‘여성세븐’을 100% 인용한 기사입니다. 이 기사를 썼다고 기사를 쓴 조선일보 동경특파원이 처벌을 받진 않았죠. 일종의 역지사지를 주장한 것입니다. 기사에 따르면 검찰은 “그 기사는 사진이 있어 박대통령에 대한 기사와는 다르다”라고 주장했고, 가토 측도 애매하게 인정하고 넘어갔는데 재판 후 확인해보니 <여성세븐> 기사에는 아베총리 부인의 밀회사진은 없었다고 합니다. “박대통령과 정윤회씨 이야기를 어디서 추가로 확인했냐”는 재판부 질문에 가토는 ‘학습회’를 통해 들었다고 했는데, 복수의 일본언론 서울특파원은 나중에 “학습회는 무슨, 그냥 술자리잖아”라고 했다고 합니다. 기사가 전하는 ‘뒷이야기’도 재미있지만 이번 판결의 의미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을 담은 기사입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11. 리뷰를 하다 보니 6종의 시사주간지를 대상으로 시사주간지에서만 볼 수 있었던 ‘올해의 특종 10選’ 같은 것도 해보면 재미 있었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올해 3월 23일부터 시사주간지 리뷰를 시작해 현재 38주 째 리뷰 작업을 했습니다. 1년 50주 이상 쌓이게 되면 이런 식으로 선정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내년에 한번 도전해보겠습니다. 한해 마무리 잘하십시오. 다음 주, 2016년 병신해 신년호 시사주간지 리뷰를 통해 다시 뵙겠습니다.
※ 리뷰 글은 ‘주간경향’ 정용인 기자가 작성해 ‘주간경향’ 페이스북에 등록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