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선원의 새벽소리] ‘정란각목’ 고사의 유래
[아시아엔=법현 스님, 열린선원 원장] 효자 정란(丁蘭)은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그 사모의 정이 너무나 간절했다. 그래서 생전의 아버님 상을 조각하여 모시고 아침·저녁으로 문안을 드리고 대소사를 여쭈어보곤 했다.
어느 날 옆집 사람이 도끼를 빌러 왔는데 여느 때처럼 아버님께 여쭈어 보았다. 그날 따라 아버님 신색이 어두우신 듯하여 옆집 사람에게 아버님이 허락하지 않으시니 다음에 빌려 드리겠노라 하였다.
도끼를 빌러 왔던 사람이 집에 가 생각해 보니 괘씸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그는 다른 곳에서 도끼를 빌려 정란 아버님의 목각상을 내리찍었는데 그때 목각에서 붉은 피가 흘렀다고 한다.
효자정란이 아버님의 상을 목각하였다고 하여 ‘정란각목’(丁蘭刻木)의 고사로 전해온다. <태평어람>(太平御覽) ‘효자전’(孝子傳)에서.
이 스토리를 표현한 그림이 중국 산동성 가상현에 있다 한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지만 부모님을 존중하여 손해날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