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신약 ‘대박’③] 종근당·대웅제약·동아에스티·녹십자·JW중외제약·바이로메드·신라젠 등 개발 ‘총력’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국내기업의 주요 신약 개발현황은 다음과 같다. 종근당은 비만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2상 시험 중이며, 대웅제약은 자체 개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를 60여개국과 수출계약을 하였으며, 동아에스티는 수퍼박테리아 치료 항생제 ‘시벡스트로’의 미국 FDA 허가,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 천연물 의약품의 미국 임상2상 시험을 완료하였다. JW중외제약은 암줄기세포를 사멸시키는 표적항암제를 임상시험 중이다.
녹십자는 조류인플루엔자 백신, 면역결핍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3상 시험을 완료했으며, LG생명과학은 B형 간염 등 5가지 질병 동시 예방 백신의 임상3상시험을 완료했다. 바이로메드는 허혈성 지체질환 치료제와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의 미국 임상3상시험 승인, 코오롱생명과학은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의 미국 임상3상시험 승인, 신라젠은 항암 신약 미국 임상3상시험 승인 등이다.
우리에게는 글로벌 제약시장의 트렌드 변화도 호재다. 지난해 미국 터프츠 약물개발연구소는 약 하나를 시판하기까지 평균 25억6000만달러가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이는 11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며, 신약 허가 건수는 정체 또는 감소 추세이다.
이에 글로벌 제약사들은 자체 개발 원칙을 버리고 중소형 제약사 또는 벤처업체가 개발 중인 약물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개방형 혁신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연매출 42조원의 사노피(Sanofi)가 한미약품이 개발한 신약을 도입한 것이다.
우리나라 제약업계에서는 제네릭(generic medicine, 복제약)만 판매하던 국내 제약사가 해외에서 통하는 신약개발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그동안 20개가 넘는 토종신약들이 나왔지만, 세계 특히 선진국에서 반응이 냉담했기 때문에 아직은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한편 보령제약이 20년간 수천 번의 실패를 거듭하며 개발한 신약인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가 멕시코 진출 1년 만에 순환기내과 처방률 1위(18.8%)에 올랐다. 동아에스티가 개발한 수퍼박테리아용 항생제 ‘시벡스트로’가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같이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신약의 해외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285개 제약사(2013년 말 기준) 가운데 연 매출 1000억원 이상은 33곳에 불과하고 1조원이 넘는 제약사은 지난해 처음 나왔다. 이는 외국 신약(original)이 특허 만료된 후 복제약(제네릭)만 제조해도 쉽게 돈을 벌 수 있었던 탓이다. 즉, 위험부담이 큰 연구개발보다 복제약에서 나오는 넉넉한 마진으로 병원 의사들에게 약처방 대가로 주는 뒷돈인 리베이트를 뿌려 시장을 확장하는 관행이 뿌리 깊게 내려져있다.
세계 제약시장 규모는 1000조원이지만 국내 제약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에 불과하다. 그러나 한미약품, 보령제약 등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제약사들이 제약 강국으로 가는 첫발을 떼었다. 세계적으로 의약품 안전기준이 강화되면서 안전성이 뛰어난 바이오(bio)의약품도 선진국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주로 화학합성 의약품에 집중했기 때문에 우리나라 업체들은 바이오 부문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바이오산업(bioindustry)은 고(高)위험ㆍ고수익 산업이기 때문에 위험성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제약사들은 대학 및 연구기관과의 기초연구 협력, 병원과의 적극적인 임상시험 작업, 기술력 있는 벤처에 대한 투자 또는 인수합병(M&A) 등 개방형 혁신을 수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삼성은 2020년까지 바이오 분야에서 1조8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바이오 분야가 한국의 미래 핵심산업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므로 바이오 산업에 적극 투자하여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 전통 한의학(韓醫學) 경험을 바탕으로 천연물(天然物) 신약 분야에서도 우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