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두여인’ 펑리위안·시밍쩌, 중국 소프트파워 ‘핵심키워드’로 급부상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펑리위안의 중국 내 위상은 세계적인 팝스타 머라이어 캐리와 흡사할 정도다.”
중국의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 여사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펑 여사는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중국 민족주의와 애국심을 고취시키하는 퍼포먼스를 펼쳐왔다. ‘지도자는 어떻게 단련되나’ 등 당국 선전 영상에 주인공으로 등장해왔으며, 지금도 온라인에서 펑리위안의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인민해방군예술학원 졸업후 인민해방군 대표 가수로 활동했던 펑리위안은 1989년 톈안먼 시위를 유혈 진압한 계엄군을 응원하기 위해 인민해방군 잡지의 표지 모델이 되기도 했다.
중국 국영 미디어는 “펑 여사가 전세계에 중국의 카리스마를 보여줄 것”이라며 ‘중국 소프트 파워’의 핵심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시사잡지 <환구인물>은 펑 여사를 ‘2014년의 인물’로 선정하며 “퍼스트레이디로서 소프트파워 외교를 선보여 중국의 위상과 문화를 드높였으며 여성과 아동들의 교육조건 개선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고 평했다.
펑 여사에 대해 <중국 : 시진핑의 부상>(China: The Rise of Xi Jinping)의 저자 케리 브라운은 “중국 선전영상 제작자들은 펑리위안을 ‘중국 마오쩌둥 시대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영부인’이라고 평가한다”며 “펑 여사는 대중들을 어떻게 다뤄야하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다”라고 분석했다.
최근엔 중국의 소프트파워를 강화시키려는 시진핑 주석에 또다른 우군이 등장했다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시 주석의 딸 시밍쩌(23)이다. 그녀는 시진핑의 ‘이미지 관리 보좌관’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 당국이 제작한 정책홍보 영상을 직접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화제의 홍보영상은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에 관한 제13차 5개년 계획(13·5계획, 2016∼2020년)’에 관한 뮤직비디오다. 공개된 지 5시간 만에 조회수가 500만을 돌파한 이 홍보영상은 시진핑의 캐리커쳐와 함께 고대 중국과 현대 중국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중화권 매체 <보원프레스>는 “시 주석의 딸인 시밍쩌가 이 영상을 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난 9월 시 주석을 따라 미국을 다녀온 뒤 푸싱루상 스튜디오에 틀어박혀 뮤직비디오 ’13·5의 노래’ 연출에 몰두했다”고 2일 보도했다.
2013년 설립된 푸싱루샹 스튜디오는 아직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제작사다. <The journal.ie>는 푸싱루샹에 대해 “관련 종사자들조차 이 스튜디오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며 “단, 베이징에 사무실이 있다는 소문만 돌고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선전영상을 제작한 이 스튜디오를 둘러싼 무성한 소문이 돌고 있으며, 그 소문?가운데는?시밍쩌가 이 작품을 제작했다는 설도 포함돼 있다.
한편 시밍쩌는 미국 하버드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뒤 귀국해 시주석의 이미지 관리 보좌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중국매체 <보쉰>은 “시밍쩌가 하버드대에서 익힌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아버지를 보좌하고 있다”면서 “시 주석이 대중에게 친근하게 비치는 것은 ‘특별참모’인 시밍쩌가 ‘이미지 컨설턴트’를 맡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일각에선 시밍쩌가 시주석의 팬클럽의 주요관리자로서 활동 중이란 설도 나오고 있다. 안동일 동아시아 연구가는 시밍쩌에 대해 “그녀는 현재 ‘학습분사단’(시진핑을 배우는 팬클럽)이나 ‘학습소조’(시진핑을 배우는 소모임) 등 우리식으로 치면 ‘시사모’(시진핑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과 같은 인터넷 카페에서 수백만 가입자의 중심역할(시삽)을 하고 있다. 이 조직의 청년 네티즌들은 시 주석을 ‘시다다(시 삼촌)’ 펑리위안을 ‘펑마마(펑 엄마)’로 부르며 이들 부부의 친근한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