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거인 알리바바 마윈 (19)] 시진핑 방미 동행, 워런 버핏 등과 원탁회의 “매일 불행한 일 맞는 게 습관돼”

[아시아엔=안동일 <아시아엔> 동북아 전문기자] 중국의 경기가 좋고 주식시장이 활황이면 활황인 대로, 경기가 나쁘고 주식이 폭락하면 폭락하는 대로 주식왕 마윈은 계속 중국인들의 큰 관심대상이다.

지금쯤 시진핑 주석을 따라 나서는 방미 일정으로 준비에 한참 바쁘겠지만 마윈의 일거수일투족과 경제와 일자리, IT산업에 대한 한마디 한마디는 언론보도와 SNS를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요즘 마윈 회장도 어렵긴 어려운 모양이다. 오죽하면 공식 석상에서 “매일매일 불행한 일을 맞는 것이 습관이 됐다”고 말할 정도다.

마윈 회장은 지난 9일 중국 다롄(大連)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하계대회(하계 다보스포럼)에 연사로 나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회사가 중국 1등이라고들 그러는데 어떤 인터넷 기업도 5년간 1등 자리를 지킬 순 없죠. 이 업계는 경쟁이 너무 치열하니까요. 알리바바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평소 그답지 않은 겸손이다. 마윈 회장은 이날 ‘인터넷 경제: 발전과 관리’ 세션에 참석해 작금의 심경을 고백했다. 조크에 가깝지만, 쉽게 넘길 일이 아니다.

“요즘 사업하기 어렵고, 세계 경제도 안 좋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는 매일 불행한 일을 맞는 것이 습관이 됐습니다.”

며칠 전엔 마윈이 “중국에서는 돈 버는 것보다 기부가 더 어렵다”고 말해 도하 언론들이 큰 비중으로 다뤘다. 베이징대학교 경영대에서 열린 ‘사회적 기업 경영 석사학위 과정 개설식’ 기념사를 통해서다. 그는 자신의 기업관과 공익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기업의 일차적 책임은 투자를 통해 보다 많은 일자리와 부를 창출하는 것이며 맹목적인 기부는 좋지 않습니다. 기업의 일차적 책임을 제대로 못하면서 기부를 하는 것은 좋을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달 톈진항 대폭발사고로 수백명이 숨졌지만 기부금을 내놓지 않아 중국인들 사이에서 비판여론이 일었다. 마윈은 이에 대한 해명 차원에서 이런 말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중국 기업들은 제한된 재원을 갖고 있으며 어리석게 돈을 사용해선 안된다”며 “기부는 여러 기초가 제대로 갖춰져 있을 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에는 마윈 회장이 홍콩의 한 클럽에서 미녀들에 둘러싸여 춤추는 모습이 확산되면서 누리꾼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해당 사진이 언론과 SNS를 통해 퍼지며 각종 억측마저 나오자 마 회장이 즉각 사태수습에 나섰다.

마 회장은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특별할 것 없다. 음주는 좋아하지 않지만 클럽음악과 다양한 사람들,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좋아해 자주 클럽을 찾는다”며 “스트레스 해소방식 중 하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절대 방탕한 생활을 즐기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마 회장은 또 “나의 최고 전성기는 이미 지나갔다고 생각한다”며 “기운이 더 없어지기 전에 주말마다 어디든지 찾아가 즐겁게 놀아야하지 않겠냐”고도 했다.

마 회장이 찾은 클럽은 홍콩 최고 번화가에 위치한 드래곤아이(Dragon-i)로 알려졌다. 해당 클럽은 국내외 연예인과 유명인들이 자주 찾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가운데 위기라면 위기일 수 있는 요즈음의 국면을 어떻게 타개할지 그의 행보와 관련해 그의 미국행으로 이목이 쏠리고 있다. 마윈 회장과 바이두(百度)의 리옌훙(李彦宏) 회장 등 중국 IT업계 거물들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미국 국빈 방문에 동행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사이버 안보문제가 첨예한 갈등으로 부상한 가운데 양국 IT업체들의 협력을 모색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이 양국 기업인 원탁회의다.

중국 주요언론들에 따르면 23일 시애틀에서 중국기업 CEO 15명과 미국기업 CEO 15명의 원탁회의가 열린다. 시 주석의 방미 첫 번째 지역이 시애틀이 되는데 그곳에서 이 회의가 열리는 것이다.

중국과 미국 기업가 원탁회의는 양국의 기업대표들이 양국이 직면한 문제와 도전, 그리고 새로운 기회에 관해 토론하고 중미간 경제무역 관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회의 참가 중국측 기업가는 마윈 알리바바 회장, 마화턴 텐센트 회장, 리옌훙 바이두 CEO, 양웬칭 레노보그룹 대표 등이며 미국측은 팀 쿡 애플 CE0, 메리 바라 GM CEO, 데니스 뮬렌버그 보잉 CEO,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CEO 등 15명씩 모두 30명이다.

양국 경제계를 대표하는 쟁쟁한 기업인들이 망라돼 있다.

행사를 주최하는 폴슨재단측은 “이번 회의가 양국기업 간 건설적인 교류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미 경제무역관계는 물론이고 중국개혁의 미래에도 매우 중요한 대화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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