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의 눈’으로 바라본 알리바바···에리스만 전 부사장 “아마존·이베이 모방? NO! 중국판 창조경제”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짝퉁의 나라’라는 편견을 딛고 중국 대표 혁신기업으로 성장한 스타트업 회사가 있다. 바로 마윈의 ‘알리바바’ 그룹이다. ‘서방’의 눈으로 2000년부터 8년동안 알리바바의 성장과정을 지켜본 포터 에리스만 전 알리바바 그룹 부사장이 미국 CNN에 기고한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에게 쏟아진 짝퉁의 나라란 비판에 대해 에리스만은 “중국경제의 생태계는 ‘창조를 우선시’하는 미국과는 매우 다르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는 능력은 떨어질지 모르나, 중국기업들은 국제시장의 흐름에 발빠르게 대응한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일각에선 알리바바가 미국의 아마존이나 이베이를 따라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그는 “스티븐 잡스의 아이폰이 전화기 창시자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을 모방했다는 말과 같다”고 일축하며 “불과 몇 년만에 큰 성공을 거둔 ‘인터넷기업의 호황’(The Internet Boom)이야말로 ‘중국식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마윈 회장의 모토는 ‘토끼만큼 빠르게, 거북이만큼 인내하자’다. 빠르게 변화하는 경제시장에 발맞춰나가면서도, 장기 비전를 유지하는 것이다. 에리스만은 “마윈 회장은 향후 120년 장기목표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리스만 전 부사장은 또한 “알리바바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줄 아는 기업”이라고 말한다. 2003년 사스(SARS)가 중국을 강타했을 때 알리바바 역시 큰 위기를 겪었다. 회사 직원 한명이 사스 확진을 받았고, 직원 500여명이 격리되어 원격 근무를 하게 된 것이다. 이때 알리바바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었다. 사스로 사람들이 외출을 피하자 온라인 창업자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열어 성공한 것이다.

그는 “사스 이후 홈페이지 알리바바 방문자 수도 현격히 증가했고, IT업계에 새로운 지평을 제시했다”며 “알리바바에서 근무하는 동안 한계는 우리 스스로를 가두는 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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