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환 예방과 치료①]작년 간암 사망 11566명, 폐암 이어 2위···40~50대선 1위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우리나라는 ‘간염천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간 질환자가 많다. 한국인 사망원인 1위는 암이며, 지난해 76,611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사망률이 높은 암은 폐암(17,440명, 22.8%), 간암(11,566명, 15.1%), 위암(8,917명, 11.6%) 순이다. 간암의 조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22.8명이다.
경제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40대와 50대 중년남성의 경우 암 사망자 중 간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가장 많다. 이에 간암으로 인한 사회ㆍ경제적 손실이 3조7000억원으로 추정되어 각종 암 중에서 가장 크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3년 간암 환자 6만1400명이 진료비 4443억원을 지출했다.
간 질환은 간염(肝炎, hepatitis)에서 간경변증(肝硬便, liver cirrhosis)으로, 그리고 간경변(간경화)에서 간암(肝癌, liver cancer)으로 점차 악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바이러스가 간세포 내에 기생하며 염증을 일으킨다. 염증이 계속되면 간세포가 딱딱해지면서 간 기능이 떨어지는 간경변 단계를 거쳐 상당수가 간암으로 진행된다.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간은 간경변증까지 진행돼도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한간학회(大韓肝學會)는 간 질환의 심각성을 알고 예방하자는 뜻에서 10월20일을 ‘간의 날(Liver Day)’로 제정하였다. 2000년 ‘간의 날’ 제정 이후 매년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 ‘한국의 간염퇴치’, ‘지방간’, ‘C형간염’ 등 주요 간 질환에 대한 주제를 선정하여 간 건강 캠페인을 펼쳐 국민교육과 홍보를 전개하고 있다.
2015년 제16회 간의 날 행사는 한국간재단(Korean Liver Foundation) 주최, 대한간학회(Korean Association for Study of the Liver) 주관으로 ‘건전 음주와 간염 퇴치’를 주제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되었다. 올해 캠페인 주제인 C형간염의 새로운 패러다임, 건전음주와 생활수칙 등의 강연과 토론이 전개되었다.
10월 한달 동안 전국 38개 대학병원 및 종합병원에서 지역주민을 위한 간질환 공개강좌가 열렸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후원으로 건강 취약계층인 탈북민을 위한 무료 건강검진도 실시됐다. B형간염 및 C형간염 바이러스 검사, 간기능 검사, 소변검사, 혈액검사, 초음파 검사 등으로 간질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리 몸 오른쪽 횡격막(橫擊膜, 가로막) 바로 밑, 오른쪽 젖가슴 아래에 있는 갈비뼈 안쪽에 위치한 간은 우리 신체 장기 중 가장 크고 성인의 간은 무게가 1.2~1.5kg에 달한다. 인체의 ‘화학공장’이라고 불리는 간의 주요기능에는 △에너지 관리 △해독작용 △호르몬의 분해와 대사 △담즙 생성 △살균작용 등이 있다.
간은 인체에 흡수된 각종 물질을 처리하고 저장하는 기능을 한다. 간은 혈관을 통해 들어온 영양분을 인체에 필요한 물질로 가공하여 온 몸의 세포로 분배한다. 몸에 들어온 각종 약물, 알코올, 독성물질 등을 분해하여 소변이나 담즙을 통해 배출하는 해독작용을 한다. 간은 각종 호르몬을 분해하고 대사하는 작용에 관여하며, 지방을 소화하는데 중요한 담즙을 생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