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로부터 ‘가족을 지켜라’①] 환자용 팔찌·요양병원보다 사랑·배려 우선돼야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오늘 당장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가족을 지켜라!” ‘가족을 지켜라(Save the Family)’ 휴먼 드라마가 지난 10월30일 저녁 8시25분에 123회로 종영됐다. ‘가족을 지켜라’는 서로 다르게 살아가는 세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워준 드라마였다.
지난 5월 첫 방송한 KBS 1TV 일일연속극(극본 홍영희, 연출 전성홍) ‘가족을 지켜라’는 우리의 뿌리이며 가장 믿고 의지해야 하는 가족이 실업, 빈곤, 이혼 등으로 많은 가정이 해체되어 우리를 절망하게 만들고 있는 현실에서 다양한 가족의 삶을 통해 부모와 자식으로서 과연 책임과 도리를 다하고 있는지를 조명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드라마는 핵가족이 대세인 요즘 보기 드문 3대(代)가 함께 생활하는 대가족이 겪는 애환(哀歡)을 그려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동네병원 응급실 외과의사로 근무하는 평범한 집안의 아들이 부모, 조부모와 함께 살면서 겪는 일상생활 이야기는 재미를 더해 주었다.
가족(family)이란 혈연, 인연, 입양으로 연결된 일정 범위의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을 말한다. 현행 민법 제779조(가족의 범위)에는 가족(가족원)의 범위를 기본적으로 자기를 중심으로 자기의 배우자, 형제자매, 직계혈족을 포함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가족은 개인과 사회의 중간에 위치한 체계로서 가족의 기능은 가족제도가 전체 사회에 대해 작용하는 대외적 기능과 가족 구성원에 대한 대내적 기능으로 구분할 수 있다.
최근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서울의 전체 359만5535가구 가운데 44만1936가구(12.3%)는 가족과 따로 살았다. 배우자와 같이 살지 않는 이유로 직장 때문이란 응답이 69.7%로 가장 많았다. 가족 간 불화(별거 등) 16.7%, 자녀교육 지원 4.5% 등 순으로 집계됐다. 미혼자녀와는 학업(53.0%), 직장(39.0%), 군대(13.5%), 불화(7.0%) 등으로 따로 살았다.
‘가족을 지켜라’ 일일연속극은 팔순을 앞둔 노부부부터, 어린 아이들 이야기까지 다루면서 전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마지막 회에서 정수봉 선장(船長)의 팔순(八旬)축하 산수연(傘壽宴)에서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 가족들은 모두 행복한 모습이었다. 임신부인 손자 며느리(해수)는 갑자기 애기가 나온다면서 난리를 쳤고,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이어져 행복한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 회에서 극중 가수 억만이로 활동하는 정만재와 외국인 트로트 가수 미나가 가족들과 함께 드라마 OST(Original Soundtrack) 구나운의 노래 ‘사랑해 사랑해’를 부르면서 온 가족이 화합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서 ‘해피 엔딩’으로 시청자들에게 훈훈한 장면을 선물하면서 가족의 진정한 의미와 중요성을 보여주었다.
이 드라마에서 제일 어른이신 할아버지(정수봉)가 초기 치매(癡?) 증상을 보여 약을 복용하고 있다. 그리고 몇 차례 집을 나가 밖에서 배회하여 가족들을 애타게 하였다. 이에 둘째 아들(정호재)이 아버지에게 치매환자용 팔찌를 찰 것을 권유하기도 하고, 요양병원 입원도 제시하지만 큰 아들(정만재)은 반대한다. 또한 마지막 회에서는 의사(정우진)가 요양원의 치매환자들에게 진료봉사활동을 하는 장면도 방송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