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환 예방과 치료②] C형간염, 직장·학교 검진에 포함돼야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간염은 주로 바이러스에 감염돼 생기며, 간염 바이러스는 A형, B형, C형, D형, E형 등 5가지로 나뉜다.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의 5-10%가 만성 B형간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보균자가 많다. 국내 만성 간 질환자의 60-75% 정도가 B형간염 바이러스와 연관이 있다.

간기능검사(liver function tests, LFT)는 △간의 효소검사 △간의 합성기능 검사 △간의 해독기능검사를 포함한다. 간수치(肝數値)란 혈중 AST와 ALT 효소농도를 말하며, 이들 효소는 간세포가 손상되면 혈액으로 흘러나온다. 따라서 효소의 혈중농도가 높으면 간세포가 손상됐다는 뜻이다. 혈중농도가 40IU/L(성인 기준) 이상이면 간염을 의심한다.

B형간염은 감염 후 시간이 지나면서 병의 양상이 면역관용기-면역제거기-활동성 간염으로 진행한다. 즉, 감염 후 20-30년간 ‘면역관용기’ 시기에는 간염도 없고 간 손상도 없다. 그 다음 ‘면역제거기’로 넘어가면 면역세포가 간염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염증이 생기며, 흔히 ‘활동성 간염’이라고 한다. 이 시기에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통해 바이러스 증식과 활동을 막아야 한다.

B형간염 환자는 매년, 40세 이상이나 간경변증 환자는 6개월에 한번 간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간염은 간 초음파 검사와 혈액 속 간암 종양표지자 검사를 한다. 그러나 간경변증이 온 경우에는 초음파 검사로 정확히 간 상태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CTㆍMRI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40세 이상 간암 고위험군(B형간염ㆍC형간염ㆍ간경변증) 환자를 대상으로 1년에 한번 간 초음파검사와 혈액검사를 실시한다. 그러나 검사 대상자로 선정되려면 B형간염ㆍC형간염ㆍ간경변증 환자가 2년 내에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은 기록이 있어야 한다. 정기검사를 통해 간염 진행 상황을 파악하여 적절히 대비하여야 한다.

대한간암학회에 따르면 간암의 원인은 명백하게 밝혀져 있으며, B형 간염은 간암 원인의 72%, C형 간염은 11%, 알코올은 1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간암은 암 중에서 원인이 가장 명확하여 예방과 조기발견도 쉽다.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B형과 C형간염 조기검진을 철저히 실시하여 간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줄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B형간염 검사는 학교 검진, 직장 검진 등에 포함돼 있어 환자의 75% 이상이 자신의 병을 알고 있다. 그러나 C형간염은 검진에 포함돼 있지 않아 환자의 65%가 자신의 병을 모르고 있다. 이에 대한간암학회는 국가적으로 40세와 65세에 진행하는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에 C형간염 검사를 포함시킬 것을 촉구하고 있다.

간경변증이란 간세포가 파괴되고 정상조직이 반흔(흉터)조직으로 대치되어 정상 간조직의 양이 줄어들게 되는 만성 간질환을 말한다. 간의 기본구조 변화와 간의 기능이 상실되어 생명의 유지에 중요한 기능의 일부를 원활히 할 수 없게 된다. 간경변으로 진행될 수 있는 간 질환에는 B형 및 C형 만성 간염과 술에 의한 알코올성 간염이 흔하며, 드물게는 유전 질환, 자가면역성 질환 등이 있다.

간경변증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피부에 거미 혈관종이 나타나거나, 복수(腹水)가 차고 양쪽 다리가 부을 수 있으며, 간기능의 저하로 황달(黃疸)이 나타날 수 있다. 간성혼수(hepatic coma)로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간경변증은 한번 발생하면 대부분 계속 진행되어 간기능이 점차 떨어지게 되므로 치료의 목표는 증상의 진행 및 간기능의 저하를 최대한 늦추는 데 있다.

간경변증 예방은 B형간염 예방백신을 접종하고, C형간염에 감염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여야 한다. 또한 과도한 음주는 삼가야 한다. 일반적으로 고단백(高蛋白) 음식이 간의 회복과 재생에 도움이 되지만 단백질의 과도한 섭취로 간성뇌증(hepatic encephalopathy)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몸이 붓거나 복수가 있는 경우에는 음식을 싱겁게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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