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수 경제칼럼] 임대 자영업자와 건물주가 윈윈하려면 ‘권리금’ 극대화해야

[아시아엔=김영수 국제경제학자] 얼마 전 이런 제목의 기사를 읽었다. “대한민국은 자영업자 눈물로 지은 ‘건물주 천국’이다.” 자영업자들의 심금을 울릴 만했다. 방세와 임대료를 마구 올리고, 나가라고 하는 등 건물주들이 갑질을 한다는 얘기였다. 그런데 건물주 입장에서도 할 말이 많다. 일단 임대에는 고율의 세금이 부과된다. 속여서 렌트가 싼 듯이 계약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지만 그것은 그런 식으로 살다가 장관이 된 분들 이야기일 뿐이다. 실제 임대에는 무척 고율의 세금이 부과된다. 거기에다 재산세가 점점 무거워졌다. 기타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건물에 빚이 들어있지 않더라도 임대료의 절반 정도가 (많은 경우 그보다 훨씬 적은 액수가) 수입이 된다.

이대역 근처의 폐업된 가게앞을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이대역 근처의 폐업된 가게앞을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출처=뉴시스>

가령 10억원 짜리 건물이라고 하자. 그러면 거기에서 임대료가 얼마나 나와야 그 공정한(Fair) 걸까? 필자 생각엔 감가상각과, 나중에 건물을 팔 때의 세금과 비용을 생따져보면 은행 이자율보다 낮거나 거의 비슷한 수준의 임대료가 나오는 건물이 대부분 한국의 현실 같다. 물론 예외는 있을 거다. 물론 건물주 천국이었던 시절이 있었고, 그런 지역이 있는 것이지 한국 전체가 그렇다고 말하는 것은 실정을 잘 몰라서 하는 이야기다.

길에 다니다가 ‘임대’라는 간판이 붙어있고, 등기 떼어봐서 빚이 상당히 있는 건물은 곧 건물주가 바뀔 가능성이 많다. 즉 망하고 있는 것이다. “자영업자의 눈물로 지은 건물주 천국”이라고?

필자는 요즘 한국에서 자영업자와 건물주 사이에 상당히 건강한 세력균형이 형성되고 있다고 본다. 필자 생각엔 자영업자의 가장 큰 문제는 임대료가 아니라 권리금 문제다. 건물주와 자영업자가 협업하여 권리금을 극대화하는 것에 신경을 쓰는 것이 윈윈전략이다.

이래 저래 출혈하고 있는 건물주를 더 쪼아봤자 건물주들은 그냥 손들고 건물 팔고 나가버린다. 그러면 더 고약한 건물주가 들어온다. 그렇게 들어오는 건물주가 입주 자영업자의 권리금을 보호해 줄 리가 없다. 월 수십만원 깎자고 건물주 대하다가 수억원 권리금 날리는 거다. 자영업자는 캐시플로우에서는 생활비만 뽑고, 권리금에서 상당히 남기는 걸 정석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캐시플로우에서 왕창 남기고, 권리금에서도 상당히 남기고, 거기다 건물주에게 양보까지 받는다? 그런 기대를 하면 건물주들은 그냥 손들고 나가버린다.

건물주도 마찬가지다. “그 건물에 무슨 무슨 가게가 들어가기만 하면 일단 오래간다” 이같은 평판이 아주 중요하다. 들어가기만 하면 곧 망하는 건물은 흉가요, 재수 없는 건물이 된다. 그러면 건물 전체의 가격이 내려가 버린다. “들어가기만 하면 오래간다” 그렇게 한 뒤 건물가격을 가지고 승부를 내야한다. 임대료를 착취한 뒤 가게가 자주 바뀌면 건물가격에 문제가 발생한다.

임대료에서 건물주와 자영업자 사이에 전선(戰線)이 형성되면 서로 손해본다. 자영업자는 권리금에, 건물주는 건물가격에 승부를 봐야 서로 윈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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