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수의 경제토크] 경제학의 역설···중국금융 공황 오니 밴쿠버 부동산경기 살아나

[아시아엔=김영수 국제금융학자, Eastwood Companies CEO] “경제학자에게 예측을 기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들은 경제원리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깨닫게 하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말들 하지만 경제학자로서 예측은 반드시 해야 하고, 그것도 잘 해야 한다.

‘동양철학’이나 ‘운명상담’ 간판을 내걸었으면, 용하게 맞추어야 한다. 인생을 이해하고 원리를 깨닫고 말이다. 간판을 내건다는 건 그렇게 싸늘하고 무서운 거다. 무용가나 고서적 수집가의 삶도 멋진 인생이다. 누구나 꼭 경제학자로서 인생을 살 필요는 없다. 하지만 예측 그게 싫으면 무용가나 고서적 수집가의 인생을 살면 된다. 하지만 경제학자로서 삶을 살기로 결심했으면, “예측을 해야 하고, 그것도 잘 해야 한다”. 예측을 하는 건 어렵지 않다. 다만 ‘잘’ 해야 하는 것이 어렵다.

 

캐나다 밴쿠버의 부동산 이야기를 예로 들어보자.

필자는 2005년부터 “북미전체의 부동산 버블이 곧 꺼질 것”이라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녔다. 그런데 2006년 집사람이 밴쿠버에 집을 사고 싶어했다. 당연히 나는 “남편으로서가 아니라 경제학자로서의 양심…”등의 어휘를 동원해 말렸다. 그녀가 사고 싶어 하는 집은 보통 집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샀다. 그건 ‘경제적인 결정이 아니라, 집안의 파워가 누구에게 속해 있나’로 결정지어진 ‘사건’이었다.

“집값이 떨어져도 좋다. 그래도 산다. 불만 있는 사람 손들어!” 이렇게 나오면 손 안 드는 것이 나의 삶의 지혜다. 일단 살고 봐야 삶의 지혜를 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죽을 짓은 죽음의 미학일 뿐’이다. 나는 집을 산 후 상당한 손해를 볼 것이라고 예측했다.

2007년 8월 북미의 부동산시장이 말 그대로 박살났다. 경제학자로서의 나의 위상은 한결 공고해졌다. 그런데 우리 집값은 계속 올랐다. 내가 교수생활 하면서 번 소득보다도 집값 오른 게 몇배나 됐다. 그때 나는 이런 생각으로 스스로를 위한했다. ‘경제학적인 분석과 예측, 이런 것 보다는 역시 순종이 최고야.’ 집값은 계속 올랐다. 중국 사람들이 몰려오면서 밴쿠버부동산 가격을 올린 거다.

 

그런데 최근에 결국 “올 것이 왔다”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사건이 드디어 터졌다. 중국 금융시장에 공황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내가 보기엔 금융공황에다 실물공황도 동시다발로 발생했다. 엄청난 사건이다. 사이즈로만 보면 대공황보다 크다. 나는 “밴쿠버는 중국에서 유입되는 자금으로 부동산 경기가 유지된다. 고로 중국 경기가 가라앉으면 밴쿠버 부동산경기도 가라앉는다”는 물 샐 틈 없는 삼단논법의 ‘정통분석’의 스텝을 밟을 수밖에 없다. 그게 정석이다.

그런데 현실은 언제나 나의 그런 ‘정통분석’에 대해 “그건 당신 생각이고…”라는 인사말로 다가온다. 중국경제가 불안하니 밴쿠버가 도피처 역할을 한다. 그래서 돈이 더 몰려온다는 것이다.

솔직히 나는 그건 생각 못했다. 그그고 미국 이자율이 올라가는 게 주춤해진 듯하니 캐나다 이자율 상승도 멈칫한다. 그러므로 밴쿠버 부동산가격은 더 오를 수도 있을 것이다. 경제 예측, 정말 알 수 없다. 그게 답인 경우가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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