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이후 장군⑩이춘구] 하나회 출신 대쪽 군인···동생 청탁도 거절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이춘구 장군은 육사 14기 출신으로 하나회였다. 국보위 시절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사회정화위원장을 지내고 민정당 사무총장으로도 승승장구했는데, 얼마 전 타계했다.

전두환이 그를 중용한 눈은 정확하였다. 하나회는 비난을 받는 점이 많이 있지만, 각 기수에서 인재들이 들어온 경우도 있었다. 명성황후의 집안으로 강직한 군인 민병돈 장군도 그 하나다. 본래 하나회는 구양수의 붕당론에 입각하여 서로 분발하고 격려하자는 모임에서 출발하였으나, 박정희의 전위대가 되면서 길을 잘못 들어 망쳐지게 된다. 아쉬운 일이다.

이춘구는 충북 제천이 고향이다. 제천에서 택시를 탈 때가 있었는데 운전사가 이춘구 의원의 타개를 무척 애석해 하였다. 민정당 시절에 제천이 덕을 보았다는 것을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이춘구의 강직한 인품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이춘구는 무엇보다도 公과 私가 분명했다는 것이다.

참모총장은 되기도 어렵지만 하기도 어렵다. 하기 어려운 것은 수많은 인사 청탁 때문이다. 여러 인연, 학연으로 들어오는 청탁을 다 들어줄 수도 없고 안 들어줄 수도 없다. 집권당의 사무총장의 청탁이면 어느 장관, 어느 총장이 거역할 것인가? 심지어 대통령 영부인이 조심스럽게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어떻게 물리칠 것인가?

서생현 장군이 광업진흥공사 사장 시절 한 유력자로부터 “내 친구 좀 잘 봐달라”는 승진 청탁전화를 받았다. 그는 오히려 곧장 그 직원을 구조조정 대상에 올렸다. 그 이후 회사 간부들이 ‘후견인’을 찾아가 ”혹시 우리 사장 만나더라도 내 얘기는 입도 뻥끗 말아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춘구도 이러한 종류의 일화가 많다. 이춘구는 동생의 신상에 관한 청탁도 딱 끊어버렸다. 동생도 “형은 아예 그러려니…” 하였다는 것이다.

어느 조직이나 나름의 평가 시스템이 있고, 조직의 장을 맡은 사람이라면 공정하고 지혜로운 인사를 할 수 있는 눈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인사를 하는 경우도 간혹 나온다. 이를 가려내는 것은 최고 인사권자 대통령의 몫이다. 대통령부터 납득하기 어려운 인사를 한다면? 이를 지적하고 교정하는 것은 언론이다. 그런데 언론도 집단치매에 걸리는 수가 있다. 반드시 지적을 해야 하는데 눈을 감고 있다.

이거야 국운이라고 체념할 수밖에 없다.

비리는 꼭 돈을 먹어서가 아니다. 인사를 그르쳐 꼭 되어야 할 사람을 놓치면 그것이 비리다. 부패는 아닐지 모르나 그것이 이치(理)가 아니고(非) 무엇인가? 청탁은 무조건 들어주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말은 쉬우나 실천은 어렵다. 이춘구는 이 어려운 일을 해낸 공직자로 기억되고 있다. 공사의 명확한 구분, 다른 점은 하나도 흠결(欠缺)이 없는데 공사(公私) 구분을 정확히 하지 못하는 사람은 공직자가 될 자격이 없다. 자기 혼자 깨끗한 사람은 남에게 피해는 주지 않으나, 여러 사람에 관한 일을 하는 공직자가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춘구 장군은 공사의 구분이 분명한 육사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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