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열치열’, ‘매운 맛’으로 올여름 무더위 이기자!

인도 졸로키아, 전세계서 가장 매운 고추로 기네스 등재

[아시아엔=정향희 제주 부영호텔 셰프] HOT한 계절이다. 무더위가 한창인 이때 시원한 음료나 아이스크림, 팥빙수 등의 매출은 쑥쑥 올라 관련 업체들은 함박 웃음이다. 이외에도 여름철 매출이 잘 오르는 곳이 있다. 바로 이열치열 매운 음식전문점이다. 제주도에 있다 보니 서울에서 즐겨먹던 광화문 낙지철판볶음과 창신동 매운 냉면이 사무치도록 생각난다.

매운맛을 기본적인 미각(짠맛, 쓴맛, 단맛, 신맛)에 포함시키지 않는 까닭을 알 것 같다. 매운맛은 감각 그 이상이다. 매운 것을 먹으며 감탄사를 단 한마디 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못 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운 음식’과 ‘감탄사’, 손을 이리저리 흔드는 ‘제스처’는 늘 함께 한다. <영양학사전>(아카데미서적)에 따르면 ‘매운맛’은 “짠맛, 쓴맛, 단맛, 신맛의 네 가지 기본 맛처럼 미뢰만으로 느낄 수 있는 맛과는 달리, 입 속의 점막 등 입안 전체의 자극에 의해서 미각의 전달양식이 다른 맛, 즉 통각”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예전보다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의 매운 음식에 대해 다소 잘 받아들이고 있다. 세계의 매운맛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매운맛 수준은 보편적이면서도 깊이가 있다. 우리나라의 매운 음식을 맛본 외국인들은 하나같이 엄지 척이다.

각국에서 맛있게 느껴지는 매운(spicy) 기준이 예전보다 많이 좁아지고 보편화됐다. 정보교류가 빨라지고 맛있는 음식이나 타국의 특별한 음식에 대한 욕구가 나날이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중국 사천요리와 호남요리, 태국요리, 한국요리는 매운맛을 느끼는 기준이 거의 비슷한 편이다. 그런데도 청양고추로 매운맛을 내는 한국과 달리 중국과 태국은 태국 및 인도고추를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우리나라보다 매운 고추를 생산하는 다른 아시아권 국가의 매운 음식들은 가짓수도 많고 화려하다.

전세계에서 가장 매운 인도의 부트 졸로키아 고추

전세계에서 가장 매운 인도의 부트 졸로키아 고추

매운맛의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를 ‘스코빌’(Scoville)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청양고추가 10,000스코빌 정도라면 인도의 ‘부트 졸로키아’(Bhut Jolokia) 고추는 1,001,304스코빌 수준이다. 생각만 해도 엄청난 수치로 매운맛의 고통이 느껴오는 듯하다. 그 다음 순위로 방글라데시의 ‘도싯 나가’(Dorset Naga)는 876,000~970,000스코빌이다. ‘부트 졸로키아’가 기네스북에 등재되기 전까지 항상 1위를 차지하던 멕시코 고추 ‘레드 사비나 아바네로’(Red Savina Habanero)는 577,000스코빌로 그 다음 순위다.

우리나라나 중국 같은 지역에서 흔히 매콤한 요리를 할 때에 잔뜩 넣어서 맛을 내는 작고 빨간 고추를 본 적이 있는가? 이 고추는 태국산으로 태국식 표현을 따서 ‘쥐똥고추’라고 불린다. 태국말로는 ‘프릭키누’라고 한다. 다른말로 ‘새 눈 고추’ 즉 ‘bird eye chilly’라고도 하는데 50000~70000스코빌 수준이다. 앞서 소개한 고추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청양고추보다 5배 이상 매운 수준이다.

엄청난 스코빌을 자랑하는 고추들은 그냥 생으로 바로 먹을 수 없다. 잘게 다져서 요리하려는 음식에 살짝 첨가해서 다른 재료와 함께 먹어야 한다. 인도에서는 커리에 이것을 첨가해서 매운 요리로 만들어 내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두반장과 매운 고추를 사용해서 만든 ‘마파두부’와 매운 국물에 채소와 고기 등을 넣어 먹는 ‘훠궈’가 대표적이다. 마파두부의 매운맛을 맛있게 잘 살리려면 처음에 고추기름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원하는 정도의 매운 고추와 일반 고춧가루를 잘 섞어 식용유와 함께 약한 불에 먼저 살짝 볶아 그 기름을 사용하면 된다. ‘훠궈’는 육수가 중요하다. 잘 우려낸 고기나 해물 육수를 낼 때에 말린 매운 고추를 몇 개 넣어 함께 우려내면 칼칼함과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단, 몇 개만 적당히 넣어야 그 맛을 볼 수 있다. 더 맵게 하고 싶으면 육수를 다 내고 훠궈 냄비에 육수를 다시 담고 끓이기 시작하면서 고추를 함께 넣어 매운맛을 조절한다.

태국의 매운 요리는 우리나라나 중국 못지않게 매운 게 많다. 우리나라 찌개 같은 느낌의 ‘톰얌’과 볶음밥이라 할 수 있는 ‘카오팟’이 대표적이다. 태국음식을 만들 때는 태국고추를 썰지 말고 방망이 등을 이용해 빻아서 쓰면 더 좋다. 칼을 사용하면 태국고추의 고유한 매운맛과 향이 제대로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열치열’ 더운 나라에서 고추 요리 인기
한국의 매운 요리는 소스라치게 맵진 않지만 깊은 맛이 있다. 그건 고추장에서 나온다. 맛있고 깊이 있는 맛을 내는 고추장을 만드는 데는 좋은 고춧가루 외에도 열매와 수분, 곡식, 좋은 소금 등이 들어간다. 여기서 감칠맛을 더해주는 것은 곡식가루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매운 음식 ‘떡볶이’가 고추와 잘 어울리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매운 요리가 발달한 나라들은 대개 더운 곳이 많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 여름철 외에는 덥지도 않은 기후이면서도 매운 음식이 발달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맵고 뜨거운 음식을 다 먹고 난 뒤 “아~시원하다” “참 개운하다”라고 하는 우리나라의 문화습성 탓이 아닌가 한다. 이러한 특성이 한국을 매운 요리 강국으로 만들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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