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된장 한 숟갈이면 밥 한 공기 ‘게눈 감추듯’···외국인 매니아층도 생겨

경남 함양군 지리산 자락 이강영씨 부부가 전통방식을 이용해 장을 담그고 있다.

경남 함양군 지리산 자락 이강영씨 부부가 전통방식을 이용해 장을 담그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시아엔=정향희 제주 부영호텔 셰프] 국내 장수촌 노인들의 먹거리 장수비결로 무엇을 꼽으라 한다면 첫 번째로 ‘된장’을 얘기한다. 오래 묵어도 좋은, 더욱이 깊은 맛이 나는 게 바로 된장이다.

된장은 한번 많이 만들어 놓으면 귀찮을 거 없이 한 두 숟가락에 뚝딱 찌개 하나 만들어지니 그만큼 편하고 맛있는 것은 없다고 한다. 된장은 단백질의 중요한 공급원이며 맛과 영양을 책임지는 훌륭한 발효식품이다. 또한 필수 아미노산인 리신이 들어있기 때문에 쌀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에게는 영양의 균형을 맞춰주는 중요한 음식이다.

된장은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식품인 반면, 정말 간단하게 만드는 방법도 있다. <매거진 N> 독자 누구나 하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엔 꼭 두가지가 필수적으로 붙는다. 정성과 지혜다.

삶은 콩을 쪄서 으깨어 네모난 모양으로 만들고, 그것(메주)을 맛있게 잘 말려 소금물에 넣어주기

그러나, 이 한 줄 가지고 된장을 만들어 보려는 시도로는 어림도 없을 터다. 훌륭한 된장이 되기는 어려우니 ‘장맛의 신’-오랜 경험의 어머님들과 전통발효 전문가들-이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콩을 찌는데 있어서 어떤 온도로 몇 시간을 쪄야 맛있을 것이며, 뚜껑을 몇번을 열어도 되는지 하며, 찐 콩을 으깰 때도 깨알처럼 잘게 으깨야할지 가루처럼 보일 정도로 으깨야할지 미세한 차이가 있다. 메주를 말릴 때도 급변하는 날씨에 맞게 온도나 습도를 기가 막히게 만들어줄 줄 아는 것도 중요하다. 그뿐인가? 자연을 읽고 그것에 맞추어 레시피가 달라지며 담는 용기는 무엇으로 할 것인지 또 색깔과 냄새를 보고 어느 정도의 선에서 과정을 멈출 줄 아는 것도 중요하다. 날씨에 따른 소금의 양도 조절해야 하며 어느 지역의 소금과 알칼리수, 생수, 약수, 지하수 등 어떤 물을 쓸 것인지도 고려대상이다. 그런 요소 하나하나가 맛있고 좋은 된장의 비결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이런 정성과 지혜의 과정 없이는 ‘된장 담그기 신’은 도달할 수 없는 경지이다.

예전에 어느 외국 언론사에서 “된장에 발암물질이 들어있어 좋지 않은 식품”이라는 기사를 보도한 적이 있었다. 이는 단면만 보고 해석한 오류라고 필자는 감히 말할 수 있다.

메주의 자연 발효과정 중에 생기는 아플라톡신(aflatoxin)이라는 물질이 있다. 아플라톡신은 미생물 독성대사 물질로서 곰팡이류가 만들어 내는 진균독(mycotoxin)의 한 종류로 누룩균에서 생산된다. 여러 진균독 중에 독성이 매우 강하고 발암성, 돌연변이성이 있으며, 사람이나 동물에게 급성 또는 만성 장애를 일으킨다. 쌀과 땅콩을 비롯한 탄수화물이 풍부한 농산물이나 곡류에서 잘 번식하며, 특히 한국의 메주에서 아플라톡신이 검출되었다는 보고도 있었다.

하지만 아플라톡신 물질은 메주를 소금물에 띄우는 과정 중 단백질에서 분해된 아미노산에 의해 파괴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된장을 숙성하는 과정에서 띄우는 숯 등도 아플라톡신을 파괴해 준다.

콩에 많이 함유된 이소플라본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사하여 에스트로겐 분비를 유도하는 물질로 ‘식물성 에스트로겐(phytoestrogen)’이라고도 불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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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된장의 이소플라본이 암, 폐경기 증후군, 심혈관계질환과 골다공증을 포함하는 호르몬 의존성 질병에 대하여 잠재적인 대체요법을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특히 콩 색소의 일종인 제니스틴(genistin)은 이소플라본에 속하며 발효과정을 지나면서 제니스테인(genistein)으로 바뀌어 뛰어난 항암작용을 갖는다. 물론 저장과정이 불량하거나 발효가 잘 안되었을 때는 맛도 없고 향도 좋지 않다. 우리네 고유한 된장 맛을 느낄 수 없는 것은 물론이다.

브로콜리·청경채로 된장 채소무침 ‘제 맛’
이제는 세계인들도 전통 발효식품인 우리나라 된장을 알 만큼 많이 알게 되었다. 자신들도 쉽게 된장으로 음식을 만드는 조리법을 가르쳐달라기도 한다. 한국 된장은 오래 끓일수록 깊은 맛이 나므로 맛을 위해서라면 국을 끓일 때 먼저 넣으면 되고, 영양을 위해서라면 마지막 1~2분전에 넣어 영양소가 덜 파괴되는 쪽으로 조리하면 된다.

외국에서도 전통 한국 음식맛을 즐기려면 자기 나라에서 생산되는 채소들을 이용해 나물요리를 만들면 좋겠다. 시금치, 아스파라거스, 청경채, 브로콜리 등 녹색 채소 한두 가지를 끓는 물에 1분 이내에 살짝 데쳐 찬물에 잠깐 헹군 후 물기를 두 주먹을 모아 꾹 짜낸다. 물기를 꽉 짜내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된장 한 스푼에 참기름과 으깬 마늘을 약간 넣어 무치면 맛있는 한국 ‘된장채소무침’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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