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실크로드로 파키스탄 경제개발 ‘부푼 꿈’
[아시아엔=나시르 아이자즈 파키스탄 특파원] 지역안보와 정치안정의 과제에 직면한 중국과 파키스탄이 양국 관계를 ‘전천후(全天候)’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all-weather strategic cooperation partners)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카스부터 파키스탄 과다르항을 연결하는 고대실크로드를 부활시킬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 4월20일 시진핑 중국 주석은 파키스탄을 방문해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hina-Pakistan Economic Corridor, CPEC)’ 구축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총 15개년으로 계획된 CPEC은 2018년 도입기(Early Harvest), 2020년 단기(Short Term), 2025년 중기(Medium Term), 2030년 장기(Long Term) 네단계로 목표연도를 설정했다. CPEC는 51개의 프로젝트로, 총 460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 또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중국 민간기업들은 70억 달러가 넘는 규모의 투자를 계획중이다. 이 투자금은 2007년 파키스탄에 투자된 총 외국인직접투자액 55억 달러의 기록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양국은 또한 특별경제구역을 지정해, 중국 민간기업들이 공장을 세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지역에선 장난감, 섬유 등 저가제품에서 가전제품, 전투기까지 다양한 상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파키스탄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서부, 중부, 동부 등 세개의 경제회랑을 건설한다. 파크툰과 발로흐를 잇는 서쪽 경로는 안보문제로 이른 시일내에 완공되긴 어렵지만, 완공된다면 지역 안보문제를 충분히 상쇄할만큼 발전을 가져다 줄 것이다. 동부 경로는 타콧에서부터 수도 이슬라마바드를 지나 물탄까지 이어진다. 또한 물탄에서 하이데라바드를 거쳐 동해안의 항구도시 과다르까지 이어지는 대규모다. 중부는 동서부에 비해 늦게 완공될 예정이지만, 일부지역에선 이미 공사가 시작됐다.
일각에선 “중국이 장기적으로 남중국해 안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회랑을 구축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분쟁 중인 남중국해 말라카 해협을 사수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것이다. 이번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 협정은 남중국해 안보 강화와 동부권 실크로드 전략을 완성짓겠다는 중국의 야심찬 프로젝트다. CPEC 구축은 파키스탄 경제에 새로운 기회를 가져올 것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