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화의 유머풍속사 ?] 허전하게 웃기는 ‘썰렁 시리즈’

튀어야 사는 시대의 ‘거꾸로 생존법’

[아시아엔=김재화 말글커뮤니케이션 대표] 한국인들을 보는 서양선진국 사람들의 시선은 도대체가 ‘몰개성’이었다. 오후 5시만 되면 온 국민들이 심지어 부부싸움을 하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가슴에 손을 얹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질 않나! 옷차림도 모든 사람이 똑같고, 일주일 중 엿새를 부지런히 일하다가 일요일 하루만 일제히 쉬는 모습도 그랬다. 아무리 여러 사람이 왔어도 식당의 음식주문은 “아무거나!”로 통일하였다.
그러다가 갑자기 개성을 중시하기 시작하였다. 튀어야 사는 시대를 맞은 것이다. 그러나 나만 튀어야지 남이 튀도록 해서는 안 된다. 누군가가 주의를 끌려고 무슨 말을 했거나, 분위기 반전을 노리려고 히든카드를 던졌을 때, 놀라거나 박장대소 또는 약한 강도라도 지지반응을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닌가. 그것이 예의일진대 그러지 않았다. 남의 말에 감탄을 해주는 일을, 남을 눌러야 내가 사는 시대에서는 그저 한가한 인정으로 봤고, 절대 베풀려하지 않았다. 남의 기발한 아이디어에도 참으며 냉담한 반응을 보여야 하는 것이 ‘썰렁 유머시리즈’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다.

‘썰렁 시리즈’ Ⅰ. U.F.O
주유소에 괴기한 광채를 띠고 이상한 소리를 내는 특수 비행물체가 착륙을 했다. 영문과 다니는 알바생이 기름을 넣다가 놀라서 봤다. 비행 물체의 곁에는 선명하게 ‘U.F.O’라는 영문자가 적혀 있었다. 비행물체 안에는 이상한 복장을 한 사람이 앉아있었다.
주유원 “유 에프 오가 뭡니까?”
외계인 “Unleaded Fuel Only!”(무연 휘발유만 넣으라는 표시야!)

Ⅱ. 맞는 해석
그 엘리베이터는 10명이라는 정원 표시가 되어 있었다. 인공지능 기능을 갖춘 엘리베이터는 정확히 10명 이상이 타면 “삐!”하는 경고음을 내고 작동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날은 15명이 탔는데도 그냥 움직였다.
학계에서는 첫째, 아이들이 탄 경우 둘째, 삐삐 마른 사람들만 탄 경우 셋째, 기적 등의 사유를 추정을 해보고 조사를 했지만 어느 것 하나 결론을 얻지 못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아인슈타인 박사가 말했다. “엘리베이터가 사람 수를 잘못 센 것입니다!”

Ⅲ. 썰렁 언어유희 모음
? 아몬드가 죽으면? 다이아몬드 ? 사과가 웃으면? 풋사과 ? 지금 몇 시야? 인도네시아 ? 칠레가 계속 칠레 ?참외를 먹으면 참 외롭대 ? 차이나에 가서 고백하면 차이나? ? 사우나에서 누가 싸우나? ? 자가용이 너무 작아용 ? 바나나를 먹으면 모두 나한테 반하나? ? 살구 좋아하면 나랑 살구 싶어질까? ? 오렌지를 먹어본지 얼마나 오랜지? ? 배에서 배를 먹으니 배가 배로 부르군 ? 우린 사이다 먹은 사이다 ? 저 토끼가 사냥꾼보고 토끼나? ? 우리 과자 먹으러 자 ? 고로케가 고로케 맛있니? ? 아주머니네 집은 아주 머니? ? 단무지는 얼마나 단 무지? ? 안주는 더 안 주나? ? 가야대 가려면 버스타고 가야대 ? 수능 끝나고 재수하니까 재수 없다 ? 가장 착한 사자는? 자원봉사자 ? 사자를 끓인 국은? 동물의 왕국 ? 가장 무서운 신은? 문신 ? 신이 화나면? 신발 끈

왜 ‘썰렁 유머’라 했을까? 원래 ‘춥다’, ‘사람이 없어서 지나치게 한산하다’는 뜻의 ‘썰렁하다’는 웃기는 말이긴 하지만 웃어주기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은 희한한 유머였다. 이 ‘썰렁시리즈’는 많은 변형어까지 만들어져 불렸다. 더욱 더 상대를 깔아뭉개야 했기 때문이다. 누군가 뭔가 이야기(유머)를 하면 이렇게 받아쳤다. “삼면에서 쑥쑥 냉기가!”, “입체 냉각 탱크”, “펭귄이 지나간다”, “봅슬레이 타자”, “북극에서 전화 왔다”, “여보, 아버님 방에 보일러 놔 드려야겠어요”, “에어컨 꺼라”.
썰렁 유머 중에서 아직까지 빛을 발하는 스테디셀러가 하나 있다. 바로 이것이다.

Ⅳ. 참기름 소동
참기름과 라면이 싸웠는데, 라면이 경찰서에 잡혀갔다. 왜 잡혀갔을까? 참기름이 고소해서.
이윽고 참기름도 잡혀갔다. 왜 잡혀갔을까? 라면이 다 불어서 구경하던 김밥도 잡혀갔다. 왜 잡혀갔을까? 말려들어서 덩달아 계란도 잡혀갔다. 왜 잡혀갔을까? 후라이 쳐서 재수 없게 꽈배기도 걸려들었다. 왜? 일이 꼬여서 아무 상관없는 식초도 모든 일을 망치고 말았다. 초쳐서.
이 소식을 들은 아이스크림이 경찰서에 면회를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차가 와서 이 소식을 듣고 수프가 졸도했다. 왜? 국물이 쫄아서.
그런데 이 일은 전부 소금 때문에 생겼단다. 왜? 다 짰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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