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엔 ‘2012올해의 아시아인’ 선정 말랄라 노벨평화상
노벨위원회, 올해 평화상 수상자 선정 발표
인도 아동노동 근절 운동 사티야티도 함께
아시아기자협회와 온라인 <아시아엔>에 의해 ‘2012 올해의 아시아인’으로 선정됐던 파키스탄의 10대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17)가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게 됐다.
인도의 아동 노동 근절 및 교육권 보장 운동가 카일라시 사티야티(60)도 함께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두 사람이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억압에 반대하고 모든 어린이의 교육권을 위한 투쟁을 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어린 나이에도 이미 수년간 소녀들의 교육권을 위해 싸워온 말랄라가 어린이와 청소년도 자신들의 상황을 개선하는데 이바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또 말랄라가 위험한 환경 속에서도 이런 일을 해냈다면서 영웅적인 투쟁을 통해 소녀들의 교육권을 선도적으로 대변했다고 밝혔다.
말랄라는 지난 2012년 12월 아시아기자협회(회장 아이반 림, AJA)와 아시아엔(The AsiaN)에 의해 ‘2012 올해의 아시아인’으로 뽑힌 바 있다. 관련기사
한국 언론인 10명을 포함한 24명의 아시아 각국 언론인들이 심사 끝에 미안마의 아웅산 수지 여사와 함께 그녀를 선정한 것이다.
이반 림 AJA 회장은 말랄라의 선정 이유에 대해 “여자아이들에 대한 교육을 금지한 탈레반에 맞섰다가 그들이 쏜 총에 머리를 다쳤다”며 “그녀는 모든 아시아인들에게 영감을 줬고, 반(反)계몽주의와 억압에 맞선 젊은 십자군의 작위를 받을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말랄라는 11세 때부터 BBC 방송 블로그를 통해 공부할 권리를 주장하며 그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탈레반의 만행을 알려왔다. 소녀가 살고있는 파키스탄 서북부 스와트 밸리 지역은 탈레반이 장악하고 있는 시골 마을. 탈레반은 이 지역에서 소녀들의 취학을 전면 금지했다.
말랄라는 탈레반의 명령에 저항하며?아버지가 운영하는 학교에 다녔다. 그러던 중 지난 10월 9일 학교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 길에 10여 명의 무장 탈레반 대원에 잡혀 끔찍한 총상을 당했다. 총탄은 머리와 목을 관통했다.
사건직후 병원으로 옮겨진 말랄라는 여러 차례의 수술 끝에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탈레반은 아직도 소녀가 퇴원하면 몇 번이고 공격해서 죽이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파키스탄 당국은 탈레반 용의자를 체포하는데 100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파키스탄 국민들은 각지에서 탈레반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유튜브 등을 통해 이 소식을 접한 전세계의 네티즌들은 탈레반의 비겁함과 소녀의 용기를 전파하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어린이에 대한 폭력에 종지부를 찍자”고 호소했다.
말랄라는 블로그에 “나는 교육을 받을 권리, 노래할 권리, 시장에 갈 권리, 하고 싶은 말을 할 권리가 있다”고 썼다. 그의 호소는 파키스탄 10대 소녀의 인권 문제를 넘어 전 세계 고통받는 어린이와 여성의 절규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UN도 2012년 11월 10일을 ‘말랄라 데이’로 선포했다. 이에 앞서 파키스탄 대통령은 이 소녀에게 ‘용감한 시민상’을 수여했다.
미국의 인기 여가수 마돈나는 LA 공연 도중 말랄라를 돕자고 호소하면서 자신의 히트곡 ‘휴먼 네이처’를 말랄라에게 바쳤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워싱턴에서 열린 걸스카우트 대회에서 “말랄라의 용기를 치하하고 이번 사건이 전통과 문화의 벽에 맞서 인간의 권리를 찾으려는 모든 여성에게 용기를 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영국의 고든 브라운 전 외무장관은 “모든 영국인의 기도가 소녀와 함께할 것”이라며 “학교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6100만명의 어린이들을 위해 세계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랄라는 최근 영국 언론인 크리스티나 램의 도움을 받아 자신과 아버지 지아후딘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이 책은 어린이의 관점에서 전쟁을 고발한다. 미군 드론(무인기)에 피살된 소녀와 여성 무용수, 탈레반에 살해된 학교 교사 등 수많은 무고한 희생자에 대해 언급한다. 탈레반 체제가 몰고온 오지의 현실을 통해 인권, 개발, 교육, 평화 같은 국제 이슈를 제기한다.
말랄라는 모든 여성과 어린이가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는 메시지의 힘을 믿음으로써 용기와 저항, 영감의 화신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