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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사 아버지가 의사가 된 아들에게 “사람 곁에 머무는 의사가 되어다오”
1997년 성탄절, 포틀랜드 한국 순교자 성당(Portland Korean Martyrs Catholic Church) 주일학교 아이들은 ‘뚜르망 왕자의 비밀’이라는 연극을 준비했다. 중세 유럽의 어느 왕국을 배경으로, 한 어린 왕자가 ‘하느님은 누구이며, 그리스도는 어떤 분인가’를 찾아 성을 떠나는 이야기였다. 왕자는 안전하고 풍요로운 삶을 뒤로하고, 가난하고 힘없는 이웃 곁으로 걸음을 옮긴다. 그 길 위에서 자신을 희생하며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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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쟁이 남긴 편지 속 행간을 읽다
[아시아엔=황건 이화여대 초빙교수] 전쟁은 총과 포로만으로 기록되지 않는다. 전시관의 유리 진열장 안에 남겨진 몇 장의 종이에도, 그 시대가 허락한 말과 허락하지 않은 말이 함께 남아 있다. 전시실에서 시작된 질문전쟁을 설명할 때 가장 자주 동원되는 것은 통계와 연표다. 사망자 수, 참전국, 작전명, 휴전선. 그러나 전시실 한켠에 놓인 몇 장의 육필 편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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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꽃과 바람과 침묵 속에 남은 이름, ‘오우덴 중령’과 ‘오렌지 튤립’
횡성 네덜란드참전기념탑과 오우덴 중령 [아시아엔=황건 이화여대 초빙교수] 몇 년 전, 네덜란드의 크켄호프(Keukenhof) 식물원에서 오렌지색 튤립을 보았다. 그때는 그저 왕가의 색, 봄의 축제쯤으로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오렌지 튤립을 보면 한국 땅에서 피 흘린 네덜란드 병사 768명이 먼저 떠오른다. 꽃의 색이 기억의 색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나는 1월 18일 횡성에 위치한 네덜란드참전기념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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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국가 없는 의료는 왜 선언에 머물 수밖에 없나?
1919년 상해임시정부 요인들 [아시아엔=황건 이화여대 의대 초빙교수] 대한민국의 건국을 상해 임시정부에서 찾는 시선이 있다. 그 시선은 틀리지 않다. 다만 그것은 제도적 실체라기보다 윤리적 기원에 가깝다. 임시정부는 국토도, 고정된 국민도, 주권도 갖지 못한 상태에서 국가를 선언했다. 그리고 그 선언 속에는 의료와 간호, 적십자라는 이름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의료는 선언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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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성형외과, 얼굴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의학
성형외과는 얼굴을 고치는 의학이 아니다. 사람의 정체성과 존엄을 다루는 의학이며, 몸과 마음이 만나는 자리다. 성형외과 의사는 삶의 문 앞에서 사람을 돕는 사람이다. 문을 열 수도 있고, 닫을 수도 있는 사람이다. 그 문 앞에서 사람은 다시 한 번 자기 삶을 선택하게 된다. <이미지 생성 AI> 성형외과는 사람의 모습만 고치는 곳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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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황건 칼럼] 늙어서도 아름다운 이유..화가 무하와 성형외과 의사가 마주한 ‘시간의 얼굴’
AI가 제작한 이미지 알폰스 무하의 그림은 흔히 ‘아르누보의 화려한 젊음’으로 기억된다. 풍성한 머리카락, 유려한 곡선, 생기 넘치는 얼굴. 그러나 무하의 예술을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는 단지 젊음을 찬미한 화가가 아니라 인간의 생애 전체를 집요하게 관찰한 예술가였음을 알 수 있다. 특히 1898년의 <쇼콜라 마송 달력>과 1928년의 <미네르바 인간 생애의 알레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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