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람칼럼

이진숙 수갑 채워 체포 ‘장성택·후진타오 장면’ 떠올라…촛불민주주의 ‘파산선언’

2024년 10월 22일 중국공산당 20차 당 대회 폐막식 도중 시진핑(오른쪽) 국가주석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을 건네고 있는 후진타오(가운데) 전 국가주석을 경호원들이 강제로 퇴장시키고 있다.

이진숙 위원장이 수갑이 채워진 채 체포되는 장면은 마치 장성택이나 후진타오가 끌려나가는 모습과도 같았다. 권력이 폭력적으로 행사될 때 얼마나 위험한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야만적이었다. 공포 통치였다. 표적 수사로 의심되는 정적 제거, 숙청 같았다. 비판 세력을 뿌리 뽑으려는 전형적인 독재 권력의 모습이었다.

여성 고위 공직자에게 수갑을 채우고 끌고 가는 장면은 우리에게 맞서면 누구든 이렇게 된다는 협박처럼 보였다. 수사 초기부터 체포영장, 강제 연행, 수갑 사용까지 이어진 과정은 명백한 과잉 수사였다. 도주하거나 증거 인멸을 할 우려가 있다는 근거도 불분명했다. 이런 절차의 생략은 권력 남용이었다. 헌법이 보장하는 무죄 추정의 원칙을 중대하게 침해한 것이다.

정치 사건을 형사 사건으로 위장한 듯했고, 대상을 미리 정해놓고 진행한 기획 수사로 의심스러웠다. 독재 권력에 저항했던 세력이 이제는 국가 권력을 장악해 시민과 비판 세력을 탄압하는 모습은 배신이었고, 퇴행이었다. 권위주의의 부활이었다. 민주주의의 견제 시스템 전반을 장악하려는 시도는 헌정 질서의 파괴였다.

수갑과 영장으로 시민 사회를 위협하는 현실은 촛불 민주주의의 파산 선언이나 다름없었다. 이진숙 위원장의 강제 체포는 단순히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었다. 중대한 사건이었다. 어제, 영등포 경찰서에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

▼ 아시아엔 후원계좌 ▼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아시아엔과 아시아 저널리즘의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우리은행 1005-601-878699 (주식회사 아자미디어앤컬처)

이정현

3선 국회의원, 대통령비서실 정무·홍보수석 역임, 전 새누리당 당 대표

필자의 다른 기사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본 광고는 Google 애드센스 자동 게재 광고이며, 본 사이트와는 무관합니다.
Back to top but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