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도지사를 시작으로 국민의힘 공천 심사가 내일부터 시작된다. 이번 공천 과정은 단순한 후보 선정을 넘어, 국민이 정치에 요구하는 기준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확인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정치를 바라보는 국민의 눈은 어느 때보다 엄정하다.
이럴 때일수록 정치가 기존 방식만으로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어렵다. 우리 정치에는 위기의 순간마다 판을 바꿔 온 장면들이 있었다. 서로 다른 세력이 손을 잡고 연합하기도 했고, 어떤 정치인은 자신의 자리를 내려놓으며 더 큰 변화를 선택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국민은 정치를 다시 보게 되었다. 지금 역시 그런 큰 정치의 장면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당의 울타리를 넘어 협력할 수 있는 세력과 문을 열어야 한다. 때로는 길을 열어주는 용기도 필요하다. 평상시라면 안정과 연속성이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정치가 스스로 변화의 문을 여는 결단이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대한민국 헌정 질서의 안정성을 지켜내기 위해서다.
당과 지역을 위해 헌신해 온 지도자들의 백의종군과 같은 결단은 정치를 한 단계 더 높이는 장면이 될 수 있다. 그 결단은 오히려 국민과 당원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고 더 높은 곳을 향한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누군가 한 걸음 물러서면 그 자리는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가 들어오는 공간이 된다. 경쟁을 넘어 연대의 힘으로 더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이번 공천 과정에서도 그런 큰 정치의 장면이 다시 만들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나 역시 쉽지 않은 결정을 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모든 판단의 기준은 국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