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사회세계

[임영상의 글로컬 뷰] 직업계고 진학코칭과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

“양산, 경주 고려인 중고생 진학코칭” 두 번째 줄 가운데 행사를 주관한 김동원 양산고려인통합지원센터장, 앞줄 왼쪽부터 원미하일(강사), 김조훈 경주하이웃주민센터장, 이바노바 아니타(강사), 김성환 재외동포청 주무관, 김 블라디미르(강사), 정막래 호서대 교수, 신난희 대구가톨릭대 교수.

2025년 국내 86만 동포의 정착지원 사업을 시작한 재외동포청(청장 이상덕)이 지난 7월 23일에 이어 8월 29일 제2차 국회 정책대화를 개최했다. 제1차 행사는 한병도‧이재강‧채현일 국회의원과 공동으로 고려인동포와 중국동포를 아우르는 행사였는데, (<아시아엔> 2025-7-27 “[임영상의 글로컬 뷰] 인구감소 시대, 고려인동포 정착이 지방 살린다”) 이번 제2차 행사는 국회의원 이용선‧이재강‧박해철 의원과 공동으로 개최했으며 고려인동포 주제로 한정되었다. 제3차 행사는 중국동포 주제로 열릴 예정이다.

8월 29일 행사는 <연합뉴스> 박현수 기자가 잘 정리했다. (<연합뉴스> 2025-8-29 “국내 거주 동포 문제 해결 위해 재외동포청 역할·권한 강화해야”) 정영순 대한고려인협회장의 발표 중 ’학급 내 비한국어 구사 학생 비율을 30% 이하로 조정‘은 현장에서 자주 듣던 내용인데, 박지애 교육부 이주배경학생지원팀 사무관도 동의했다. 김영숙 안산고려인문화센터장의 발표를 통해 2024년 6월부터 ’요양보호사‘ 국가전문자격증 소지자에게 재외동포 자격이 부여된 것을 알았다. 이에 대해서는 고려인동포의 지역 정착에 요양보호사 자격취득이 중요함을 논의할 것이다.

1920~30년대 러시아 연해주 시기 고려인은 일제강점기를 살았던 그 어떤 조선인보다도 조선인답게 살았다. 모국어(고려말)로 공부했고, 직접 발간한 모국어 신문을 읽었으며, 모국어로 조국의 미래를 걱정했다. 그러나 1937년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이후 모든 학교 교육은 러시아어로 진행되었고 세대가 바뀌면서 고려인의 모국어는 러시아어가 되었다. 이제 한국어를 상실한 고려인동포의 한국 정착에서 가장 시급히 노력해야 할 과제가 ’한국어교육‘이다. 중도입국 고려인 청소년 또한 마찬가지다.

8월 29일 국회 정착대화 종합토론 참여자들. 왼쪽부터 정영순 대한고려인협회장, 김영숙 안산고려인문화센터장, 조남철 아시아발전재단 상임이사(이상 발표), 임채완 전남대 명예교수(좌장), 이기성 재외동포청 재외동포정책국장, 이종철 법무부 외국인정책과장, 박지애 교육부 이주배경학생지원팀 사무관(이상 토론)

중도입국 고려인 학생의 직업계(특성화)고 진학코칭

조남철 아시아발전재단 상임이사(전 한국방송대 총장)는 “고려인 청소년 동포 교육‧진로 현황 및 발전 방안 제언” 발표에서 고려인 학생의 직업계고 진학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그는 지역의 직업계고에 외국인 유학생이 늘어나는 것과 관련해 고려인 중학생도 2,097명이나 있음을 소개하고 ‘고려인의 지방 정착과 (직업계고) 진로 정보를 연결하자’라고 제안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종철 과장은 지방 정부(교육청) 주도의 직업계고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졸업 후 취업할 수 없는 비자(D-2) 문제 등을 지적하고, 가족과 함께 사는 동포 자녀는 취업이나 대학진학에 전혀 어려움이 없다고 설명했다. 필자도 같은 생각이었다. (<아시아엔> 2025-7-20 “[임영상의 글로컬 뷰] 지역 직업계고, 고려인 청소년의 미래 여는 열쇠가 될 수 있다”)

고려인글로벌네트워크(KGN) 임원들이 지난 5월부터 월 1회 자원봉사로 멘토링 중인 충남 논산의 직업계고인 충남인터넷고 학생들도 대학진학에 큰 관심을 보였다. 또한, 고려인 학생을 포함해 73명의 외국인 학생이 재학 중인 광주광역시의 광주숭의과학고 학생들도 자기의 형편에 따라 취업과 진학을 선택하고 있었다. 아래는 오주일 광주숭의과학기술고 총동회장의 <남도일보> 기고 글의 일부이다.

(숭의과학기술고는) 2020년까지만 해도 신입생 충원 부족으로 학급 감축과 학과 폐지가 이어졌지만, 광주광역시교육청의 지원으로 2021년 전국 최초로 고려인 단일 학급을 개설하며 변화를 시작했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러시아, 우크라이나 5개국에서 중도입국한 고려인 학생들로 구성된 이 학급에는 효과적인 학습을 위한 이중언어 강사와 통학버스가 교육청에서 지원됐다. 먼 거리를 오가던 학생들은 등하교 시간이 1시간 30분에서 20분으로 줄었고, 방과 후에는 한국어 수업과 TOPIK(한국어능력시험) 준비 과정이 운영됐다. 학교는 언어 교육을 넘어 조리·제빵, 드론·전자, 건축·인테리어 등 직업교육과 다양한 체험 활동을 병행했다. 그 결과, 2025년 고려인 졸업생 22명 전원이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했고, 부산대 간호학과, 한국외대 러시아어과, 전남대 의류학과, 조선대 법학과 등으로 진학하거나 취업에 성공했다. (<남도일보> 2025-8-11 “[기고] 광복 80주년, 고려인과 다문화 교육이 만드는 미래”)

경북교육청(2024년), 전남교육청(2025년)에 이어 전북교육청도 2026년부터 외국인 고등학교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고등학생보다 취업과 진학에 어려움이 없는 2000명 이상의 고려인 중학생이 우리 곁에 있다. 그 수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물론 당일 청중토론자가 소개한 광운대 재학 중인 고려인 학생처럼 일반고를 졸업하고 대학진학에 성공한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러나 중도입국 다수의 고려인 학생이 훨씬 많다는 것을 현장에서는 다 알고 있다. 재외동포청(국내동포정책팀)과 교육부(이주배경학생지원팀)는 고려인 학생의 지역 직업계고 진학코칭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마침 지난 8월 23일 경주에서 재외동포청의 “2025년 지역별 재외동포 정착지원 사업”으로 양산시(양산고려인통합지원센터)가 경주 하이웃이주민센터와 공동으로 진행한 ‘고려인 중고생의 진학코칭’ 행사가 열렸다. 모든 순서가 러시아어로 진행되었는데, 양산(30명)과 경주(25명) 고려인 학생들은 직업계고 출신 고려인 선배의 강의 등에 대해 행사 후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90% 이상이 좋았다고 답했다. 기숙사 생활과 한국어학급이 운영되는 직업계고 생활이 중도입국 고려인 학생의 미래를 열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음을 다시 확인한 자리였다.

고려인 직업훈련, 요양보호사 자격취득

청주시(청주시외국인지원센터) 홍보 웹자보

필자는 재외동포청의 “2025년 지역별 재외동포 정착지원 사업”으로 ‘진학코칭’과 함께 고려인동포의 직업훈련으로 ‘요양보호사 자격취득’을 주목했다. 한국생활 10여 년을 보낸 고려인 여성 가운데 현재 식당과 호텔(종업원), 병원(간병)보다 요양보호사로 요양원에서 일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적지 않음을 들었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청주시(청주시외국인지원센터)가 시작했다. ‘한국어로 진행되는 교육이 가능한 청주시 거주 재외동포비자(F-4 또는 H-2) 소지자‘로 신청 대상을 제한해서일까? 신청자가 아주 적었다. 다시 영주권자(F-5)로 확대했는데도 마찬가지였다. 왜일까? 8주 동안 하루 8시간 이론과 실기, 실습시간을 가져야 하는 교육훈련에 참여하면, ① 생활비를 벌 수 없다는 점과 ② 생활한국어는 가능해도 학습한국어 이해와 자격증 취득 시험 합격에 대한 염려 때문이었다. 고려인동포의 처지에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통역이 함께하는 고려인 특별반‘ 운영이 필요한 이유다.

외국인 요양보호사 양성대학으로 선정된 24개 전문대학/대학 목록

지난 8월 25일 법무부-보건복지부가 합동으로 외국인 요양보호사 양성대학(24개)을 선정해 발표했다. 양성대학으로 지정된 24개 대학은 2년의 시범사업 기간(2026 2027년) 동안 외국인 유학생 전담학과를 통해 요양보호사 양성 학위과정을 운영한다. 법무부·보건복지부가 제공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맞춤형 한국어 교육을 포함한 요양보호사 교육이 시행될 것이다. 이론 126시간, 실기 114시간, 실습 80시간 등 총 320시간의 교육을 이수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으며, 외국인 유학생의 언어 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직무 관련 한국어 능력(TOPIK) 교육 과정이 포함된 2년 전문학사 학위과정이 개설될 것이다. 지금 세계는 평생교육 시대다.

2030대 대학생은 옛이야기다. 특히 전문기술을 익히고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40대, 50대, 아니 60대 대학생 수가 늘어나고 있다. 외국인 신분이니 고려인동포들도 요양보호사 학위과정에 도전할 수 있다. 도전하는 고려인동포에게 재외동포청과 대학·지자체가 배려와 성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현재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자 중 60%가 ’장농자격증‘ 소지자다. 그러니 요양보호사가 절대 부족하다. 그래서 우리 정부가 외국인 유학생 요양보호사 양성대학까지 지정했다. 학위과정이 아니더라도, 평택대가 개설한 요양보호사교육원 등에서 8주 교육훈련을 통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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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상

한국외대 명예교수, 아시아발전재단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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