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untry in Focus] ④터키의 매력? “유럽, 중앙아시아, 중동 관문”

사르바쉬 주한 터키대사

“극심한 무역불균형 해소, 한국이 노력해 달라”

나지 사르바쉬 주한 터키대사

터키는 올해 두 가지 큰 목표가 있다. 외국인 투자유치 확대와 2020년 올림픽 개최지 선정이 그것이다. 터키는 한국이 올림픽 개최 전후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전례를 따르고 싶어한다. 서울 서빙고동 주한 터키대사관에서 만난 나지 사르바쉬(H.E. Mustafa Naci SARIBAS?65) 대사는 “터키-한국 FTA 발효를 계기로 두 나라 교역과 투자가 획기적으로 늘어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스탄불 올림픽 유치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터키가 ‘포스트브릭스’ 국가로 주목 받고 있다.
“에르도안 총리 집권 뒤 화폐개혁 등 강력한 경제개혁을 통해 2000년대 초반 경제위기를 잘 극복했다. 사회가 안정되면서 외국인 투자가 늘기 시작해 지난해 1100억달러를 유치했다. 최근 10년간 경제성장률 평균 5.6%를 기록했다. 국가 채무는 GDP 대비 30%로 EU 평균 60%보다 낮다. 실업률도 EU 평균 10.8%보다 낮은 9% 대를 유지하고 있다. 10년새1인당 국민소득이 3배 가까이 늘었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 16위권, 유럽 6위권 경제 강국으로 성장했다.”

-한국?터키 FTA 발효로 기대하는 것은?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터키 방문으로 양국관계는 형제국가를 뛰어넘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했다. 이번 FTA발효는 이러한 관계발전의 연장선이다. 터키로서는 아시아지역에서 처음 맺은 FTA다. 한국을 거점으로 동아시아 시장진출을 모색하려고 한다.

터키와 한국의 교역량은 53억 달러 규모다. 그러나 무역불균형이 심하다. 한국의 대 터키 수출액이 45억달러인 반면 터키의 대 한국 수출액은6억달러에 머물고 있다. 앞으로 2~3년 안에 교역량은 100억 달러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지나친 무역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이 터키의 제품을 많이 구매해줘야 한다. 또 대터키 투자를 늘려주기를 바란다. 한국이 전 세계에 1600억 달러 투자를 하는데 터키 투자는 고작9억 달러다. 지난해만 비교해 봐도 한국이 외국에 230억 달러 투자하는 동안 터키에는 2억2000만 달러에 불과했다. 터키는 여러모로 매력적인 국가다. 투자하면 함께 윈-윈할 수 있다.”

-매력의 근거는 뭔가.
“터키는 유럽, 아프리카, 중동, 중앙아시아 진출의 교두보다. 비행기로 4시간 안에 도달할 수 있는 나라가 56개국이나 된다. 터키 인구 7560만 명 가운데 50% 이상이 30세 이하다. 노동력이 풍부할 뿐 아니라 소비인구도 많다. 1인당 국민소득 1만1000달러대는 소비가 크게 늘어나는 구간이다.”

-도로 등 인프라 건설이 더뎌 문제가 되기도 하는데.
“곳곳에 옛날 유물이 묻혀 있다. 도로나 빌딩 건축 현장에서 심심찮게 발견된다. 이를 보존하려는 측과 마찰이 생기고 때로는 우회할 수 밖에 없다보니 그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다.”

-지난해 터키 원전 수주에서 한국이 일본에 밀렸다.
“한국은 터키 정부에 개런티를 요구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에서도 일본에 밀렸다. 인프라 사업에서 터키정부의 ‘노 개런티’ 입장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지난 3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린 '주한대사가족 초청 한국문화체험 행사'에 참석한 사르바쉬 터키대사 부부가 한식 시식을 하며 환하게 미소짓고 있다.? <사진=CJ푸드빌>

-일본과 올림픽 유치를 위해 경쟁하고 있는데.
“일본은 올림픽을 이미 치른 나라다. 터키는 처음이라는 장점 외 유럽과 아시아의 중간지대란 지리적 의미도 크다. 고대문명의 교류지면서 매년 3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아름다운 곳이다. 올림픽 개최지 후보인 이스탄불은 교통 인프라,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올림픽 개최 적격지다.”

-‘아랍의 봄’이 진행되는 가운데 터키는 아랍국가의 민주화 모델로 불려진다.
“튀니지, 리비아, 이집트 등 북아프리카 국가는 이슬람 문화권으로 많은 공통점과 오랜 교류가 있었다. 우리의 그들과 민주화 경험을 나누고 있지만, 각 국가마다 역사와 사회 상황이 달라 터키가 모델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다만 영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터키를 알리기 위해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는지.
“지난해 여수엑스포, 서울프렌드십페어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했다. 중앙박물관에서는 터키문화 전시회를 3개월간 열기도 했다. 터키에서 한 번도 국외에 나간 적이 없는 문화재가 와 전시됐다. 개인적으로는 국제학교나 여러 세미나에서 터키를 알리는 강연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과 터키의 인적교류현황은?
“터키에 3000여명의 한국인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 중 2000명이 이스탄불에 거주한다. 한국에는 터키인 500여명이 있다. 학생, 학자가 대부분이고 식당 등 소규모 비즈니스를 하는 분들도 있다.”

-앞으로 활동계획은?
“터키-한국간 FTA는 상품무역협정뿐 아니라 서비스, 투자협정도 포함한다. 7월부터 투자협정과 관련한 접촉이 시작될 예정이다. 앞으로 전시?공연 등 문화교류에 더욱 힘쓸 생각이다. 문화만큼 한 나라를 효율적으로 알리는 도구는 없는 것 같다.”

나지사르바쉬 대사는 지난 2011년 6월 한국대사로 부임했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시작해 40년간 룩셈부르크, 빈, 뉴욕, 워싱턴, 로마, 브뤼셀, 비엔나에서 직업외교관으로 활동했다. 사르바쉬 대사는 한국에 부임했을 때 “먼 형제, 친척을 만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터키가 닮은 점이 많다고 했다. 보자기를 터키에서도 ‘보자’라 부르고, 물을 ‘수’라고 하며 말뚝박기 놀이, 줄다리기도 똑같다. 대사는 “우랄 알타이어계통으로 문법이 같아 유학생들의 한국어 배우는 속도가 무척 빠르다”면서 “실내에서 신발 벗는 문화, 웃어른을 공경하는 예의범절 역시 같다”고 말했다.사르바쉬 대사는 음악 듣기, 테니스, 축구 등을 취미로 즐긴다. 특히 축구는 세미프로팀에서골기퍼로 뛸 정도로 조예가 깊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6.25 전쟁 이후 수원에 있던 앙카라스쿨과 대해 말하고 싶다고 했다.
“한국전쟁 때 터키는 미국, 영국 다음으로 많은 1만5000명의 병력을 보냈다. 1952~1966년 수원에 전쟁고아를 위한 앙카라스쿨을 운영했다.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런데 수원시에서 그 뜻을 기려 학교가 있던 자리에 앙카라스쿨 공원을 조성하고 거리 이름도 ‘앙카라 거리’로지었다. 고마운 일이다. 양국간 협력의 상징이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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