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쉬누 주한인도대사 “박근혜 대통령 올해 인도 방문 기대”


비쉬누 프라카시 대사 “IMF 시절 금 팔던 한국 여성들 보고 깜짝 놀라”?

비쉬누 프라카시(Vishnu Prakash) 주한 인도 대사를 만나기 위해 2월 8일 서울 한남동 주한 인도대사관을 찾았다. 아시아 세 번째 경제 강국, 세계 2위 인구 대국의 대사관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대로변에 위치한 조금은 낡은 5층 건물, 집무실의 오래된 아날로그?TV도 눈에 띄었다. 타지마할 궁전같은 모습을 상상했던 것일까. 두 손을 꼭 잡고 밝은 웃음으로 맞아주는 비쉬누 대사의 환영식에 ‘그래 인도는 이런 나라지’,?단견을 거두고 그의?말에 귀를 기울였다.

-한국에 온지 1년 되셨는데, 어떠세요.

“오래전부터 한국에 오고 싶었어요. 1997년 한국이 IMF 외환위기 때 일본에서 정치담당 참사로 일했어요. 그때 한국의 많은 여성들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집안의 금을 팔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죠. 인도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인도 여성들은 남편을 팔면 팔았지 절대 금은 팔지 않죠. 하하. 인도 가정의 금을 모두 합하면 2만톤 정도가 된다고 해요. 미국의 3배 되는 양이죠. 암튼 그때부터 한국이란 나라가 궁금했어요. 2010년 외무부 대변인 시절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때 총리를 모시고 오기도 했죠.”

-임기내 역점사업은.

“대사는 두 가지 임무가 있죠. 두 나라간 관계를 발전시키는 일과 자국 국민들을 보호하는 일이죠. 한국과 인도가 수교한지 올해가 40년 되는 해입니다. 2010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했고, 2011년 인도 대통령이 서울을 방문했죠. 지난해는 맘모한 싱 총리가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고요. 금년 초 인도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공식 방문을 제안했습니다. 올해 박 대통령께서 인도를 방문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무역, 투자, 교육 분야에서 활발한 교류를 이끌어 내고 싶어요. 교육면에서 대학 교류가 더 활발해지기를 바랍니다. 인도에서 한국 전자제품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죠. 중산층 대부분은 한국 전자제품과 생활용품을 사용합니다. 9000명의 인도 기술자, 과학자들이 삼성 R&D 연구소에서 근무하고요. 고속도로, 에너지 프로젝트, 항만 등 인프라 건설에도 두산중공업, 현대건설 등이 큰 기여를 하고 있죠. 아시다시피 인도는 IT분야의 중요 거점지역이잖아요. 한국의 IT 중소기업들의 인도 진출도 이끌어 내고 싶어요.

현재 8000명의 인도인이 한국에 거주합니다. 학생을 포함해 대부분이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연구원, 엔지니어, 사업가, 대기업 사원 등이죠. 그들은 한국에 인도 학교가 세워지기를 바라고 있어요.“

“한국 IT 중소기업 인도 진출 바란다” ??

-경제 교류와 관련해 포스코가 인도에 공장을 짓는데 애를 많이 먹고 있죠.

“공장을 지을 땅을 매입하는데 NGO 단체들이 여러 이유로 반대를 하고 있죠. 총리께서 약 2000 에이커(809만㎡) 부지를 확보했다고?포스코 회장에게 전달했죠. 조금 시간이 걸리겠지만 인도 정부가 최선을 다해 그 문제를 해결할 거리 믿습니다.”

포스코는 700에이커(약280만㎡)가 추가로 확보되면 1~2단계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지만 최근 포스코 제철소?건설을 반대하는 단체 회원 3명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면서?부지 확보가?더욱 어려워졌다. 포스코는?2005년 인도 정부와 120억 달러를 투자해 연간 1200만톤 규모의 철강을 생산하는 일관제철소를 세우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그러나 정부 소유의 땅을 불법으로 점유하고 있던 원주민들과 일부 외부 단체와 결합해 건립 반대 운동이 불거지면서 부지 매입도 마무리짓지 못한 상황이다.

– 최근 인도에서 성폭행 사건도 큰 이슈가 됐습니다.

“인구가 많기 때문에 사건이 많을 수밖에 없어요. 그 사건 하나로 인도를 평가하지는 말았으면 좋겠어요. 이 사건을 일으킨 범죄자들은 사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인도는 1950년 공화국이 된 이래 성적 평등을 헌법에 보장하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인도에서 매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고요. 여성 총리를 배출하기도 했죠. 대학의 경우 여성들이 남성보다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죠. 여성 인권 점점 더 신장되리라 믿어요.”

-지난해 인도의 구글 검색어 1위가 IBPS(Institute of Banking Personnel Selection 은행입사시험)로 나왔어요.

“인도의 젊은 세대에게 인기 있는 직종은 은행을 비롯해 기업에서 일하는 것이에요. 제가 학생시절에는 공무원이 최고 인기직종이었죠. 그 밖에 엔지니어, 의약분야 종사자, 크리켓 선수, 영화배우가 되기를 소망하죠.”

-인접한 파키스탄과 중국은 인도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인도에게 파키스탄과 중국은 모두 중요한 나라입니다. 이들 국가와 정부를 비롯해 민간단체, 연구소, 언론들이 다양한 채널을 갖고 있죠. 중국은 우리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입니다. 파키스탄은 형제국가고요. 파키스탄이 다른 국가와 크리켓 경기를 할 때 우리는 파키스탄을 적극 응원합니다. 그들도 마찬가지고요.”

-인도는?볼 거리가 많죠. 인도를 처음 여행하는 사람에게?추천할 여행지는.

“‘골든트라이앵글(Golden Triangle)’을 추천합니다. 삼각형 모양으로 자리잡은 3개의 도시 델리(Delhi)-아그라(Agra)-자이푸르(Jaipur)를 들르는 여행이죠.?타지마할(Taj Mahal)이?아그라에 있죠. 갠지스 강(Ganges River) 역시 마찬가지이니 바라나시(Varanasi)도 함께 여행하면 더욱 좋고요.”

인터뷰 말미 비쉬누 대사는 한국과 인도의 오랜 인연을 설명하며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한국과 인도는 2000년 전부터 관계를 맺어왔죠. 인도 아유타 공주와 수로왕이 결혼해 AD 48년경 허황옥이 신라의 여왕이 됐습니다. 한국과 인도는 개인의 성품도 비슷한 점이 많고 큰 시장을 갖고 있습니다. 분쟁도 없고요. 우리는 전략적 동반자가 될 수 있습니다.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서도요.”

비쉬누 프라카시 주한 인도 대사는

2012년 1월 주한 인도 대사로 부임했다. 32살에 인도 외교부에 들어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이집트 등에서 외교관으로 활동했다. 독서와 골프를 즐기며 비빕밥을 좋아한다. 슬하에 1남 1녀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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