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산책] 독서광 이석연의 ‘책, 인생을 사로잡다’

자신을 아웃사이더라고 자칭한 이석연 변호사(전 법제처장)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책벌레다.

그는 독서에 대해 “이렇게 맛있고 놀랍고 기쁠 수 있는 일이 또? 있나”하고 토해낸다. 지방대 출신으로 사법시험과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인권변호사와 시민운동가로 활동하다 법제처장을 지낸 그가 최근 낸 <책, 인생을 사로잡다>(까만양출판사) 표지엔 붉은 색과 먹글씨로 이렇게 쓰여 있다.

“이제 읽는 자가 지배한다! 책은 시대의 파도를 헤쳐 나가는 인생의 나침반이다.”

이석연은 책에서 자신의 노마드 독서법을 소개한다. 이 책 제1부 ‘독서는 기술이다’ 편에서 저자는 “유목민처럼 건너뛰고 겹쳐 읽고 다시보고 하기를 반복하라”고 외친다. 그는 “읽기와 쓰기는 하나여서 베껴 쓰고 다시 쓰고 고쳐 쓰고 외울 것”을 강조한다.

‘考試兩科’ 합격생답게 그는 사르트르의 말을 인용해 독서자들이 소홀히 넘기는 ‘개론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역사, 사회, 인간의 현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하나는 헤겔로 상징되듯이 전체를 크게 조망한 객관적인 틀이다. 다른 하나는 각 개인을 역사의 단계나 사회의 부분이 아니라 개인 그 자체가 목적이며 하나의 완결된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사고이다.”

저자 이석연은 전체를 조망하는 틀과 완결된 세계의 구축이라는 키워드에 중점을 두고 이 두 가지를 모두 이해하기 위해서 개론서가 매우 소중하다고 고 한다. 그는 개론서 여섯 가지 공략법을 제시한다.

1. ‘쉽게 풀어 쓴’ 이라는 제목의 책을 무시하지 마라
2. 개론서라도 쉽게 믿지 마라. 저자 소개와 서문을 꼼꼼히 읽어봐라
3. 일간지의 서평에서 거론됐거나 전문가가 추천한 개론서를 우선 읽어라
4. 해당 분야의 전문가에게 메일을 보내 책을 추천받아라
5. 구입 즉시 미루지 말고 일주일 내에 읽어라
6. 한 달에 적어도 네 권의 개론서를 완독하라

이석연은 이 때 비로소 독서의 자신감이 생기고 성취감도 높아진다고 말한다. <책, 인생을 사로잡다>의 백미 중 하나는 매 장마다 책 또는 독서와 관련된 명언의 인용이다.

“쓰기와 읽기는 내가 먼저 배우기 전에는 남을 가르칠 수 없다.”(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
“비록 책을 읽을 수 없다 하더라도 서재에 들어가 책을 어루만지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정조)
“일기는 사람의 훌륭한 인생 자습서다.”(이태준)
“선비는 사흘 동안 책을 읽지 않으면 스스로 깨달은 언어가 무의미하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기가 가증스럽다.”(북송 때 학자 황산복)

흔히들 이렇게 말한다.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을 통 낼 수가 없어.” 이석연은 이렇게 제안한다. “어디를 가든 긴 줄 뒤에 서서 차례를 기다리지 마라, 혼잡한 장소는 가지 마라, 자가용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라, 약속시간보다 30분 먼저 도착하라, 한 시간 먼저 일어나라, 가끔 혼자 점심을 하고 여행길에서는 동료와 떨어져 앉아라.”

이 책의 마지막 장은 그가 수십 년간 읽은 책에서 자신을 사로잡은 명구들을 담아 놨다. 아직 부치지 않은 연하장이나 신년축하 이메일 등에 인용할 만한 것들로 꽉 채워져 있다.

“항상 과감해라. 전장에 나가면 우리는 이기거나 지는 것이 아니라, 이기거나 죽는 것이다. 그러니 과감하여라.”(조지 패튼)
“역경을 이겨내고 피어난 꽃이 모든 꽃 중에서 가장 진귀하고 아름답다.”(영화 뮬란의 한 대목)
“운은 둔한 맛이 있는, 끈기를 갖고 근성으로 버티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또 하나의 실력인지도 모른다.”(정진홍)
“불행은 언젠가 내가 소홀히 보낸 시간들이 나에게 가하는 복수다.”(나폴레옹)
“우리 인생은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만들어진다. Life is what our source make it.”(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

“미쳐서 살다가 깨어서 죽었다.”(돈키호테)
“화내는 사람은 자기를 죽이고 남을 죽이며 아무도 가깝게 오지 않아서 늘 외롭고 쓸쓸하다.”(김수환 추기경)
“성공적인 메시지를 창출하려면 간단하고, 기발하며, 구체적이고, 진실 되며,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스토리가 필요하다.”(칩 히스)
“풀 위에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눕는다. 그러나 누가 알랴 바람 속에서도 풀은 다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草上之風 草必偃 誰知風中 草復立”(시경)
“용기는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다.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행동하는 것이다.”(괴테, 파우스트에서)

“바람이 세차게 불 때야말로 연날리기 가장 좋은 시기다.”(마스시타 고노스케)”
“큰일은 체력이나 민첩성이나 신체의 기민성이 아니라 계획과 명민함과 판단력에 따라 이뤄지지. 그리고 이런 여러 자질은 노년이 되면 대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더 늘어나는 법이지.”(키케로, 노년에 관하여)”
“최상의 친구는 내가 아직 읽지 않은 책을 선물하는 친구이다.”(에이브라함 링컨)

한편 이 책의 맨 뒷장에 있는 추천 글-좀더 정확히 말하면 홍보를 위한 추천글-도 재밌고 뜻이 깊다.

“올여름 런던올림픽으로의 여정을 시작할 때도 저는 가방에 책을 챙겨 넣고 틈틈이 읽으며 지친 마음을 달래며 새로운 도전의 용기도 얻었습니다.”(홍명보 전 올림픽축구감독)

“나는 이석연을 법조인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는 독서인이고 동시에 창조인이다.”(이어령 초대 문화부장관)

“모든 위대함의 보고는 책이며 우리는 책을 읽어 우리의 세상을 더 아름답게 변화시킨다. 이석연 변호사는 널리 알려진 바 통섭의 독서가다.”(이미도 외화번역가)

수십년 글쓰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서평자에게 저자 이석연이 이 책에서 준 가장 소중한 선물은 헤밍웨이의 ‘문장철칙’이다. 1)문장을 짧게 쓸 것. 특히 첫머리 문장이 짧아야 할 것 2)내용 있는 구체적인 문장이어야 할 것 3)적극적인 내용이어야 할 것 4)필요없는 형용사를 생략할 것 5)틀에 박힌 문구를 사용하지 말 것.

저자 이석연은 지난 5월 ‘책권하는사회운동본부’ 상임대표를 맡았다. 김을호 국민독서문화진흥회 회장,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소설가 김홍신씨, 영화배우 안성기씨, 올림픽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들 대표단 6명이 3권의 책을 가져와 1권은 청소년에게 기증하고, 나머지 2권은 지인들에게 덕담과 함께 전달한다고 한다. 2013년 계사년 뱀띠해, 온국민이 독서열풍에 휩싸이는?꿈에 젖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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