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온 세상 뭇교회·뭇성도···어둠 밝히는 아름다운 별빛 되기를
사도행전 8장
“예루살렘에 있는 교회에 큰 박해가 있어 사도 외에는 다 유대와 사마리아 모든 땅으로 흩어지니라”(행 8:1)
초신성(supernova)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초신성은 별이 그 생애 동안 빛을 내는 소임을 다한 후, 마지막 순간에 급속도로 수축한 뒤 폭발하는 천문학적 현상입니다. 이때 별의 잔해들은 우주 공간에 뿔뿔이 흩어지며, 흩어진 초신성의 잔해가 모여 새로운 별이 다시 탄생하게 됩니다.
예루살렘 교회에 가해진 박해로 인해 성도들이 흩어지던 모습은 초신성 현상과도 같습니다. 예루살렘 교회의 흩어짐은 단순히 무너짐이나 소멸이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생명과 빛의 시작을 위한 계기였습니다.
예루살렘 교회가 겪은 박해는 고통스러운 일이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예루살렘 교회의 잔해로 또 다른 교회를 만들어 가셨습니다. 예루살렘에서 흩어진 이들이 안디옥 교회를 이루었고, 안디옥 교회로부터 보냄을 받은 바울과 바나바를 통해 소아시아와 유럽에 수많은 교회 공동체가 세워졌습니다. 이 역동적인 전개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놀라운 역사를 볼 수 있습니다. 별이 흩어지는 것이 단순한 분산이 아니라 새로운 별의 탄생으로 이어지듯, 교회가 흩어짐으로써 복음의 빛은 확산되었습니다.
반면, 흩어지지 않고 내부로만 뭉치는 별들도 있습니다. 중량이 큰 별들이 일정 무게를 초과하게 되면, 자기 중심을 향해 뭉치는 경향이 생깁니다. 초신성이 되지 못한 별이 계속해서 자기 중심을 향해 뭉치다가 탄생하는 것이 블랙홀입니다. 블랙홀은 주변의 모든 빛과 물질을 집어삼키며, 빛조차도 빠져나갈 수 없는 깊은 어둠의 공간을 형성합니다.
이 또한 교회의 모습과 닮아 있지 않습니까? 모이기만을 강조하고 내부 결속만을 다지는 교회는 빛을 발하는 교회가 아니라 빛을 삼키는 교회가 될 수 있습니다. 세상을 끌어들이고 빨아들입니다. 그리고 세상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는 자신조차 빛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이처럼 교회에는 세상의 빛이 될 가능성과 세상의 빛을 삼킬 가능성, 두 가지가 항상 공존합니다.
“지혜 있는 자는 궁창의 빛과 같이 빛날 것이요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빛나리라”(단 12:3)
밤하늘에서 별이 흩어지는 순간처럼 아름다운 천문학적 현상은 없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도 온 세상에 흩어져 있는 뭇교회와 뭇성도들이 있습니다. 모두가 시대의 어두운 밤하늘을 수놓는 아름다운 별빛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