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귀신의 신앙고백

누가복음 8장

거라사 지방으로 건너가신 예수님을 알아본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귀신들린 자였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귀신이 예수님을 알아본 것입니다.

귀신의 반응은 참 놀랍습니다.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여”(눅 8:28) 이 고백은 베드로의 “주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막 8:29)라는 고백과 매우 흡사합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 일이 베드로의 고백 이전에 일어난 사건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귀신을 통해 가장 먼저 고백되었습니다. 귀신은 예수님이 누구신지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누구신지 아무리 잘 알고 있다고 해도, 그 앎이 나와 무관하다면 그것은 단지 정보일 뿐입니다. 귀신은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과 나 사이에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28절) 예수님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었지만, 그 사실이 자신과 아무 상관이 없었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올바른 지식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입니다. 매일 하나님과 친밀함을 누리지 못한다면, 내가 아는 하나님은 그저 여러 신들 중 하나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구원의 능력과 회복의 능력이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누구인지는 아는데 하나님과 상관 없기를 바라는 것, 이것은 귀신의 신앙고백이었습니다. 앎은 있지만 관계가 없는 삶의 극단에 귀신들림이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타인을 정죄하고 판단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면, 그것은 귀신의 신앙고백이 열매를 맺는 과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것과 그 하나님을 내 삶의 주인으로 모시는 것은 다릅니다. 하나님을 잘 알아도 하나님이 내 삶의 주인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귀신이 내 삶의 주인일 수 있습니다.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한 구절이라도 그 말씀대로 살기 위해 몸부림칠 때, 말씀이신 주님과 인격적인 관계가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리니”(엡 4:13)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한 구절이라도 그 말씀대로 살기 위해 몸부림칠 때, 말씀이신 주님과 인격적인 관계가 형성되기 시작합니다.(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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