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부활하신 예수님의 사적 동선
마가복음 16장
“예수께서 안식 후 첫날 이른 아침에 살아나신 후 전에 일곱 귀신을 쫓아내 주신 막달라 마리아에게 먼저 보이시니, 마리아가 가서 예수와 함께하던 사람들이 슬퍼하며 울고 있는 중에 이 일을 알리매” (막 16:9-10)
광고와 홍보 전략에서 노출도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핵심입니다. 특히 광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인플루언서에게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들이 제공하는 노출은 소비자에게 신뢰감을 주고, 구매를 유도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신제품을 출시한 회사들이 유명 연예인이나 사회적 이미지가 좋은 사람에게 제품을 먼저 공급하는 일은 홍보에 있어서 기본이자 상식입니다.
부활은 구원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는 부활하신 예수님이 산헤드린 회의 석상이나 사람들이 모여 있는 성전, 혹은 당대 최고의 인플루언서인 빌라도 총독 앞에 나타나시면 됩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어떻게 하면 파급력이나 전파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예수님이 모르셔서 그렇게 하지 않으신 걸까요?
복음이란 그렇게 전해져서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홍보와 광고 전략이나 국가 권력의 힘을 빌리거나 정치 시스템을 통해 전해지는 복음은 본질이 흐려지거나 왜곡되기 쉽습니다.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로 지정되고 교회가 제도화되면서 복음이 퇴색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당시 공신력이라고는 전혀 없는 한 여인 앞에 부활의 몸을 가장 처음 선보이셨습니다. 예수님을 만나서 변화된 한 사람 앞에 나타나셨습니다. 예수님 때문에 삶이 바뀐 사람에게 나타나신 것입니다.
예수님을 만나서 변화된 사람이 전해야 복음이 복음답습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히고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난 경험 없이는 복음이 무엇인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알지 못하는 것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요?
공생애 기간 동안 예수님은 대중 앞에서 설교도 하시고, 무리를 대상으로 기적도 베푸셨습니다. 하지만 부활하신 주님의 동선은 지극히 사적입니다. 십자가 사건을 경험하며 낙심과 절망과 충격 속에 허우적거리고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직접 찾아가셨습니다. 왜냐하면 십자가를 통과한 사람이라야 부활이 소망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