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노벨평화상 日원폭피해자단체 100세 사이토씨 “남은 생애도 핵폐기에 바치겠다”

1945년 8월 히로시마 피폭 직후

[아시아엔=정연옥 일본어 통·번역가] 12일 마이니치신문 하루마쇼타 기자에 의하면 일본 원자수소폭탄 피해자단체 협의회(일본 피단협)의 노벨평화상 수상 결정을 듣고 피폭자로 70년여년 핵무기폐기를 호소해 온 사이토 마사이치(100)씨 “이날을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고 있었다. 살다 보니 이러한 수상소식을 접하게 되어 이렇게 고마울 수 없다”고 울먹였다고 한다.

79년 전 그날 사이토씨는 통신부대 소위로 히로시마에 있었다. 폭심지(爆心地)로부터 1·8km 떨어진 히지산(比治山)에서 피폭돼 간신히 목숨을 건지고 종전 후에는 고향 이와테(岩手)에서 피폭자단체 설립 때부터 활동을 계속해 왔다고 한다

1945년 원자폭탄 피폭 이후 79년, 피폭자 구제에 이어 핵폐기 운동을 펼쳐온 100세 피폭자 사이토씨가 마이니치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당초 피폭자 구제(救済)와 상조(互助)가 중심이던 활동은 핵폐기를 위한 것으로 발전해 사이토씨는 뉴욕에서 열리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검토 회의에도 종종 참석해 왔다. 91세 때인 2015년에도 유엔본부에서 피폭체험을 전했다.

수상이 결정된 11일은 몸이 안 좋아서, 뉴스는 입원중인 병원에서 들었고 기뻐서 눈물이 났다고 한다. 그의 거실을 장식한 수십 개의 시계 바늘은 모두 피폭 당일 아침과 같은 8시 15분에 맞춰져 있다고 한다. 원폭 희생자를 잊지 않고 지금도 계속되는 피폭자의 고통을 상기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2019년 11월 히로시마를 방문한 프란체스코 교황이 원폭 희생자 추모비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사이토씨는 “나와 함께 활동하던 동료들은 차례로 세상을 떠났지만 핵폐기 실현에 미력하나마 남은 힘을 다하는 것이 내 삶의 의미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의 오랜 활동을 인정받은 것 같고 100세가 되어 이런 소식을 들을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11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일본 원폭 생존자 단체 ‘일본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의 미마키 도시유키 대표(오른쪽)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