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 중증환자 많은 뇌졸중, 예방과 조기 발견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순우리말로 ‘골’이라고 하는 뇌(腦, Brain)는 신경세포들이 뭉쳐 큰 군집을 이루고 있는 덩어리이며, 중추신경계를 관장하는 기관이다. 여러 기관의 거의 모든 정보가 일단 뇌에 모이고, 뇌에서 여러 기관으로 활동이나 조정 명령을 내린다. 성인의 뇌 무게는 약 1400-1600g 정도이며, 이는 1000억 개 정도의 뉴런을 포함한다. 뇌는 가로 15cm, 너비 15cm, 깊이 20cm로 부피는 1350cc 정도다.
뇌는 하루 24시간 잠시도 쉬지 않고 일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산소와 포도당을 공급받아야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다. 뇌는 심장에서 내보내는 혈액의 약 20%, 산소의 약 25%를 소비한다. 뇌는 내경동맥과 척추동맥에 의하여 혈액공급을 받는다. 한쪽 혈관이 막혀 일시적으로 혈류 공급이 중단되더라도 일반적으로 다른 쪽 혈관에 의해 혈액을 공급받을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 일부분이 죽으면 이 부분이 담당하던 기능에 장애가 오며, 이것이 곧 뇌졸중의 증상이다. 비교적 흔한 중상에는 반신 마비, 반신 감각 장애, 언어 장애(실어증), 발음 장애(구음 장애), 시야와 시력 장애, 복시(複視), 운동 실조, 연하장애(삼킴 장애), 치매, 어지럼증, 두통, 의식 장애, 식물인간 상태 등이다.
한방에서 중풍이라 부르는 뇌졸중(腦卒中, Stroke)은 뇌의 일부분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짐(뇌출혈)으로서 그 부분의 뇌가 손상되어 나타나는 신경학적 증상으로 뇌혈관 질환이다. 뇌경색(Infarction)은 혈관이 막힘으로써 혈관에 의해 혈액을 공급받던 뇌의 일부가 손상된다. 뇌출혈(Hemorrhage)은 뇌혈관이 터짐으로써 뇌 안에 피가 고여 그 부분의 뇌가 손상당한다.
일과성 허혈 발작(TIA, Transient Ischemic Attack) 또는 일과성 뇌허혈증(Transient Cerebral Ischemia)이란 일반적으로 1시간 미만 동안 지속되며 뇌 혈액 공급의 일시적인 차단을 초래하는 뇌기능장애이다. ‘일과성’이란 일시적이란 뜻으로 병이 잠시 있다가 없어지는 것을 말한다. ‘허혈(虛血)’은 뇌로 가는 혈류의 공급이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일과성 뇌허혈증은 혈전(血栓)이 혈관을 막기 전에 저절로 녹아서 그 증상이 몇 분 또는 몇 시간 이내(24시간 이내)에 사라지는 것을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뇌졸중을 갑작스럽게 진행하는 국소적 또는 완전한 뇌기능 장애가 24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는 질환으로 정의하고 있다.
일과성 허혈 발작의 원인 및 증상은 허혈성 뇌졸중과 동일하지만, 일과성 허혈 발작은 일반적으로 증상이 1시간 이내에 해결되며 영구적인 뇌 손상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허혈성 뇌졸중과 다르다. 일과성 허혈 발작은 진행 중인 허혈성 뇌졸중의 경고 표시이다. 일과성 허혈 발작 발생 후 첫 24-48시간 동안 뇌졸중 발생 위험이 가장 높으므로 원인을 찾아 치료하여야 한다.
일과성 허혈 발작의 고위험 요인으로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흡연 등이 있으며 이들 원인은 뇌졸중 원인과도 같다. 특히 뇌졸중 가족력이 있는 경우, 뇌허혈 발작은 뇌졸중을 유발할 확률이 높으므로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 조정 가능한 주요 위험인자는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 고혈압, 당뇨병, 흡연, 비만(특히 복부 비만),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지나친 알코올 섭취, 운동 부족, 정신적 스트레스, 경동맥 협착, 혈관염(血管炎, vasculitis) 등이다.
뇌졸중과 유사한 증상이 급작스럽게 나타났다면, 증상이 사라졌다고 해도 즉시 응급실에 가야 한다. 일과성 허혈 발작의 존재를 시사하지만 유사한 증상을 유발하는 뇌종양, 편두통, 저혈당 등의 질환도 있으므로 자세한 진찰이 필요하다. 일과성 허혈 발작 환자는 검사를 받고 일과성 허혈 발작 직후 뇌졸중이 발생하는 경우 환자를 빨리 치료할 수 있도록 병원에 입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과성 허혈 발작 후 첫 24-48시간 동안 뇌졸중 발생 위험이 가장 높다.
진단은 자세한 문진과 이학적, 신경학적 검사를 바탕으로, CT, MRI 등의 영상학적 검사 방법을 통해 뇌의 상태를 파악하여 진단한다. 이 밖에도 뇌실질의 상태 파악, 관류 검사(뇌혈류가 흐르는 양을 측정), 혈관 검사(CTA, MRA, 카테터 혈관 조영) 등을 선택적으로 시행한다.
일과성 허혈 발작 치료는 뇌졸중 예방을 목적으로 한다. 이는 허혈성 뇌졸중 이후의 치료와 동일하다. 심장에서의 혈전이 일과성 허혈 발작을 유발하는 경우, 혈액의 응고를 저해하는 와파린(Wafarin) 등의 항응고제를 투여한다. 다비가트란, 아픽사반 및 리바록사반은 종종 와파린 대신 사용되는 새로운 항응고제이다. 새로운 항응고제는 식품으로 인한 영향을 받지 않으며 다른 약물과 상호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적다.
목을 거쳐 얼굴이나 머리로 피를 보내는 경동맥(頸動脈)이 좁아진 정도에 따라 뇌졸중 또는 이후의 일과성 허혈 발작 위험도를 판단하고 그에 따라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한지 결정할 수 있다. 환자에게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경동맥내막 절제술을 실시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경동맥내막 절제술은 죽상동맥경화증으로 인한 지방 침착물과 혈전을 제거하기 위한 수술이다. 수술 후 약물을 사용하면 차후 수 년 동안 뇌졸중 위험이 낮아진다.
환자가 수술을 견딜 만큼 건강하지 않을 경우에는 혈관성형 스텐트 시술을 실시할 수 있다. 이 시술은 끝에 풍선이 부착된 카테터(catheter, 도관)를 좁아진 동맥 안으로 삽입한다. 이 풍선은 수 초 동안 부풀려져 동맥을 확장한다. 이 때 동맥을 열린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와이어메쉬(wire mesh) 형태로 제작된 관(스텐트)을 동맥 안에 삽입한다.
뇌졸중을 예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혈압을 조절한다. △금연(禁煙)한다. △적당한 체중을 유지한다. △활동적으로 생활한다. △심방세동을 확인하고 관리한다. △빈혈과 같은 혈액순환 문제를 관리한다. △당과 콜레스테롤을 관리한다. △절주(節酒)한다. △저염분, 고칼륨 식사 습관을 가진다. △뇌졸중의 경고 증상에 주의한다. △일과성 뇌허혈 발작이 일어났을 때 더욱 치료에 주의를 기울인다.
대한뇌졸중학회에 따르면, 뇌졸중 환자의 주요 혈관 위험인자의 자료유병율은 △고혈압 67.9%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 △42.5% △당뇨병 34.3% △흡연 21.9% △심방세동(심장이 가늘게 떨림) 20% 등으로 나타났다. 뇌졸중은 이러한 병 때문에 생겼거나 투병 과정에서 새롭게 발병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