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매일 내려오는 연습
오바댜 1장
오바댜서는 에돔에 관한 경고입니다. 에돔은 원래 이스라엘과 한 배에서 나온 형제이지만, 두 민족은 서로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유목생활을 하다가 이집트로 들어간 뒤, 그곳에서 430년간 노예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그와는 반대로 에서는 세일산 근처에 정착하고 제대로 자리를 잡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종살이를 하는 동안 에돔은 강력한 도시국가를 형성하고 왕정을 시작할 정도로 잘나가는 민족이 된 것입니다.
다윗시대에 와서야 상황이 역전됩니다. 다윗이 소금 골짜기에서 에돔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뒤, 에돔은 이스라엘의 속국이 됩니다. 그러다 앗수르의 힘이 강성해지자 에돔은 앗수르에 빌붙어 이스라엘로부터 독립합니다. 세월이 흘러 바벨론이 신흥 강국으로 부상하던 시절에는 바벨론에 붙어서 생존을 꾀했습니다.
이로부터 에돔은 힘에 굉장히 민감했던 민족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서열이 중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자신이 서열 1위가 되거나, 그게 안 되면 강자 쪽에 붙어 강자 노릇을 해왔습니다. 약자와 자신을 분리하고 강자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태도는 비겁한 사람들의 전형적인 특징입니다.
“너의 마음의 교만이 너를 속였도다 바위 틈에 거주하며 높은 곳에 사는 자여 네가 마음에 이르기를 누가 능히 나를 땅에 끌어내리겠느냐 하니”(옵 1:3)
하나님은 에돔을 향해 ‘교만이 너를 속였다’고 말씀하십니다. 교만은 내가 나 자신에게 속은 상태입니다. 내가 나에게 속고, 내가 나를 속여서 주제 파악을 못 하고 있는 상태가 바로 교만이라는 것입니다.
에돔은 남들보다 조금 더 잘살게 되자 뭐가 된 줄로 착각했습니다. 다윗에 의해 패배를 맛보았지만, 자신이 약하다는 것을 절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앗수르에 빌붙어서는 마치 자신이 강대국이라도 된 것처럼 굴었습니다.
“누가 능히 나를 끌어내리겠느냐?” 이것이 에돔이 마음속으로 늘 품고 있던 생각이었습니다. 그런 에돔을 향해 하나님이 말씀하십니다.
“네가 독수리처럼 높이 오르며 별 사이에 깃들일지라도 내가 거기에서 너를 끌어내리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옵 1:4)
교만은 결국 하나님 자리에 올라앉는 것입니다. 뭐가 된 줄로 알다가 하나님이 되고 마는 것이 교만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님이 벼르고 계신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날마다 내려오는 연습이 아닐까요? 매일 연습하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저만치 높아져서 내려오고 싶어도 두려워서 못 내려오게 될 것입니다. 착지가 불가능한 높이까지 올라간 후에는 추락할 일만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