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하나님은 우리가 이 땅에서 어떤 태도로 살기를 원하실까?
예레미야 25장
“이 민족들은 칠십 년 동안 바벨론의 왕을 섬기리라”(렘 25:11)
10년이면 강산이 변합니다. 70년이면 무엇이 변할까요? 천지가 개벽할 세월입니다. 유다 사람들 중에 바벨론에서 70년씩이나 살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당시 평균 수명이 50세가 채 되지 않았을 것을 고려하면, 70년이란 말은 바벨론에 잡혀가서 그곳에서 죽으라는 얘기입니다. 포로기간 초기에 바벨론에서 태어난 유대인은 평생 바벨론에서 살면서 예루살렘은 구경도 못하고 죽어야 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포로기간 70년, 어쩌면 민족성의 근간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기간입니다. 게다가 하나님은 이렇게까지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집을 짓고 거기에 살며 텃밭을 만들고 그 열매를 먹으라 아내를 맞이하여 자녀를 낳으며 너희 아들이 아내를 맞이하며 너희 딸이 남편을 맞아 그들로 자녀를 낳게 하여 너희가 거기에서 번성하고 줄어들지 아니하게 하라 너희는 내가 사로잡혀 가게 한 그 성읍의 평안을 구하고 그를 위하여 여호와께 기도하라 이는 그 성읍이 평안함으로 너희도 평안할 것임이라”(렘 29:5-7)
그들은 바벨론 땅에 정착해서 바벨론의 언어를 익히며 바벨론의 문화에 적응해야 했습니다. 바벨론은 성전도 없고 안식일도 절기도 없는 땅입니다. 그곳에서 어떻게 살아야 했을까요? 그들은 일터와 가정을 성전 삼아야 했습니다. 번제의 제물 대신 자신의 삶을 드려야 했습니다. 안식일과 절기 대신 매일의 일상에서 하나님을 예배하는 방법을 배워야 했습니다. 심지어 그들은 바벨론의 평안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이방인들 사이에서 신앙인으로 살아야 했고,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에누마 엘리쉬 신화를 들으며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의구심을 가졌을 것입니다. 제국의 거대한 신상들을 보며 보이지도 않는 하나님의 존재를 향해 질문을 던져야 했습니다. 바벨론이란 그런 곳이었습니다.
오늘날 그리스도인이 사는 세상도 크게 다르지 않아보입니다. 신앙과 양립 가능하기 어려운 가치와 문화가 주류인 사회입니다. 이 시공간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신앙을 고백하며 산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하나님은 우리가 이 땅에서 어떤 태도로 살기를 원하실까요?
3,000년 전, 남유다인들에게 하셨던 하나님의 말씀을 곰곰이 되새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