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욥에게는 무엇이 대세였을까요?
욥기 31장…욥에게는 하나님이 대세였습니다
하나님은 욥이 자랑스러우셨습니다. 오죽하면 사탄에게까지 욥을 자랑하듯 말씀하셨겠습니까? 세상에 욥과 같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하나님이 대뜸 먼저 얘기를 꺼내신 것으로 욥기의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욥은 31장을 끝으로 입을 닫습니다. 그는 입을 닫기 전에 마지막으로 자신의 결백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합니다. 이 진술을 들어보면 하나님이 왜 그토록 욥을 자랑하고 싶으셨는지 알 수 있습니다.
“만일 내 마음이 여인에게 유혹되어 이웃의 문을 엿보아 문에서 숨어 기다렸다면”(욥 31:9)
당시는 남자가 원한다면 아내 외 다른 여자를 취할 수 있는 세상이었습니다. 여자는 남자와 동등한 존재가 아니라 소유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욥은 아내 외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리는 것이 음란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만일 남종이나 여종이 나와 더불어 쟁론할 때에 내가 그의 권리를 저버렸다면”(욥 31:13)
종과 권리는 어울리는 단어가 아닙니다. 3,000년 전, 종에게 무슨 권리입니까? 종에게는 존중받아야 할 권리 자체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욥의 종들은 욥과 쟁론했다고 합니다. 욥의 종들이 어떤 대우 속에서 일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15절은 욥이 종에게도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던 이유입니다. “나를 태 속에 만드신 이가 그도 만들지 아니하셨느냐 우리를 뱃속에 지으신 이가 한 분이 아니시냐“
자신이나 종이나 같은 피조물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종의 하나님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놀랍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존엄하다는 개념이 인류 역사에서 보편화되기 시작한 것이 불과 200년 전인 것을 생각해본다면 말입니다.
“만일 재물의 풍부함과 손으로 얻은 것이 많음으로 기뻐하였다면“(욥 31:25)
욥은 돈 버는 것이 그의 기쁨이 아니었습니다.
“만일 해가 빛남과 달이 밝게 뜬 것을 보고 내 마음이 슬며시 유혹되어 내 손에 입맞추었다면“(욥 31:26-27)
그 시대에는 다들 해와 달을 신으로 숭배했습니다. 그러나 욥에게 해와 달은 아무리 신비하더라도 피조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어느 시대든 대세라는 것이 있습니다. 욥의 시대에도 시대적 대세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종과 여인을 대하는 시대적 정서,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에 대한 관념, 재물에 대한 보편적 태도와 같은 것들입니다.
욥에게는 무엇이 대세였을까요? 욥에게는 하나님이 대세였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한다는 것은 그런 것 아닐까요? 하나님을 경외하기에 시대적 대세가 두렵지 않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