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욥 친구 엘리바스의 “‘라떼’는 말이야”
욥기 15장
욥의 친구들이 욥과 비슷한 또래는 아니었습니다. 친구들 중에 엘리바스의 나이가 제일 많았던 것 같습니다. 엘리바스가 이런 말을 합니다.
“네가 아는 것을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이 무엇이냐 네가 깨달은 것을 우리가 소유하지 못한 것이 무엇이냐 우리 중에는 머리가 흰 사람도 있고 연로한 사람도 있고 네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도 있느니라”(욥 15:9-10)
욥이 대단한 것을 깨달은 것처럼 말하는데 자기는 왕년에 겪어봐서 다 안다는 것입니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우리 앞에서 뭘 그렇게 새삼스럽게 말하냐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는 한 마디를 덧붙입니다.
“네게 가르쳐 줄 것이 있으니, 들어 보아라. 내가 배운 지혜를 네게 말해 주겠다”(욥 15:17, 새번역)
젊음에서 나오는 패기와 어리고 미숙해서 버릇이 없는 것은 엄연히 다르듯이 연륜에서 나오는 진심어린 충고와 나이를 앞세워 가르치려 드는 것은 다릅니다. 젊은이라고 해서 어른들의 ‘라떼’를 다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듣고 또 듣고 싶은 라떼도 많습니다. 엘리바스의 라떼는 욥의 상황에 적당한 메뉴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인생이란 누구에게나 처음 살아보는 것 아니겠습니까? 자기 인생은 모두가 다 초행길입니다. 어른도, 아이도 자기 인생은 처음 가보는 길입니다. 2회차 인생을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래서 다들 처음 인생이라 실수도 하고 후회도 하며 사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건 남의 인생을 보면 할 말이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내가 두는 바둑은 앞이 캄캄한데 남이 두는 바둑은 왠지 쉬워 보이는 것은 왜일까요? 그렇게 우리는 남의 고난에 대해 쉽게 훈수를 두기도 하고 이 사람, 저 사람이 하는 그럴듯한 훈수들 속에서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갈등하기도 합니다.
성경은 인생의 길을 만드신 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누구 말을 들어야 하고 누구를 믿고 따라가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가 성경에 담겨 있습니다.
“어떤 길은 사람이 보기에 바르나 필경은 사망의 길이니라”(잠 14:12)
“주께서 생명의 길을 내게 보이시리니 주의 앞에는 충만한 기쁨이 있고 주의 오른쪽에는 영원한 즐거움이 있나이다”(시 1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