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한국영화제 이병헌·송강호 게스트···’콘크리트유토피아’ 개막작, 폐막작은 이선균 주연 ‘잠’
제22회 대회…3월 21~30일, 라꼼빠니아 극장에서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해마다 3월말에 펼쳐지는 한국영화의 향연이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왔다. 2002년, 한국영화의 불모지였던 유럽 이탈리아의 피렌체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아시아영화제가 아닌 오롯이 한국 화만을 소개하는 영화제의 막을 올렸다.
이후 영화제는, 20년 넘게 피렌체에서 한국문화를 알리는 가장 중요한 축제인 동시에 이탈리아 전역의 한국영화 마니아들이 기다리는 문화행사로 발돋음했다.
그동안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감독-이창동, 박찬욱, 김기덕, 봉준호, 임상수, 임순례, 류승완, 이명세, 이준익, 김한민, 신수원, 정주리-이 초청되었다. 초청된 감독들의 회고전과 배우 송강호, 전도연, 최민식, 하정우, 정우성, 이정재, 박해일 배우들의 필모그래피는 현지 관객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올해도 장편 30 편, 단편 56 편 등 총 86 편의 영화가 이탈리아 관객을 기다린다. 2024년의 개막작은 엄태화 감독의 < 콘크리트 유토피아>다. 재난 상황에서 아파트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한국판 아포칼립스를 묘사한다. 엄 감독은 개막일에 초대되어 관객에게 인사를 할 예정이다.
개막작의 주연 배우에게는 회고전이 헌정된다. 따라서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주인공인 이병헌 배우의 주옥같은 작품 6편이 영화제 기간 동안 상영된다. 이병헌은 직접 마스터 클래스를 주재하며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폐막작은 유재선 감독의 <잠>이 선정되었다. <잠>은 유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데뷔작이 바로 2023년 칸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초대됨으로써, 이 영화는 한국 영화의 미래를 이끌 또 한 사람의
감독의 탄생을 알렸다.
또한 <잠>은 고 이선균 배우의 작품이다. 이선균은 영화 <기생충>을 통해 해외 팬들에게 알려진 배우인지라, <잠> 영화 속에서 잠 못 들며 이상행동을 하는 배우를 보면서
관객들의 그리움과 상실감은 더 깊어질 것이다.
스페셜 게스트 목록에 송강호 배우, 김지운 감독이 눈에 띈다. 연기의 깊이와 폭으로 국민배우의 칭호를 갖고 있는 송강호는 2022 년 칸에서의 남우주연상 수상으로 명실공히 월드 스타가 된 후, 처음으로 피렌체 영화제를 방문하여 그의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의 주연배우로서 두 거장 감독과 배우는 마스터 클래스에서 관객들과 소통의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거미집>의 내용은 영화에 삶 전체를 걸고 치열하게 작업했던 고 김기영 감독에 대한 오마주라고 읽히지만, 작금의 세계 속에서의 한국 영화의 위상을 만드는 데 일조를 했던 모든 선배 감독에 대한 오마주라고 해도 무리가 없다. 시선은 자연히 한국고전영화에 대한 호기심과 고찰을 동반한다. 올해 영화제에서 <한국고전영화 특별전>을 상영하는 이유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의 전폭적인 도움으로 5 편의 고전(한국영화 르네상스였던 60 년대) 영화를 이탈리아 관객에게 최초로 선보인다.
<오발탄> (유현목 감독, 1961), <안개> (김수용 감독 1967), <남과 북> (김기덕 감독 1964), <마의 계단> (이만희 감독, 1964),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신상옥 감독, 1961)이다. 해마다 피렌체 한국
영화제를 기다리는 현지 마니아층 관객들의 반응과 관심이 기대된다.
올해 특별한 프로그램의 하나는 웹툰 전시다. 최근 흥행에 성공한 많은 영화의 원작은 웹툰이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도 웹툰이 원작이다. 따라서 이번 영화제에서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산실인 청강문화산업대학교와 협업하여 웹툰 특별 전시가 열린다. <요괴 대전>의 작가인 장보규 아티스트의 마스터 클래스는 한국 웹툰에 관심이 많은 젊은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할 것이다.
젊은 감독들의 영화를 소개하는 K 인디펜던트는 풍성한 소재와 대담한 형식으로 영화제의 다양성에 기여한다. <우리는 천국에 갈 순 없지만 사랑은 할 수 있겠지(우. 천. 사.)>의 한제이 감독의 관객과의 대담도 기대된다.
그 외에도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와 전주영화제에서 소개된 단편 38편을 엄선해 상영한다. 대학생 꿈나무들을 격려하는 의미로 중앙대학교 학생들의 단편들도 소개된다. 올해는 한국-이탈리아 수교 140 주년이다. 영화제의 마지막 날에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영화음악감독 정재일 피아니스트와 피렌체 오케스트라가 협연을 펼치며 영화제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피렌체 한국 영화제는 태극기 토스카나 코리아문화협회 (회장 리카르도 젤리, 부회장 장은영) 주최로 한국 문화체육관광부와 이탈리아 한국대사관, 로마 한국 문화원, 토스카나 주, 피렌체시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아시아나항공, 농심, 하이트진로, 한국 식품 온라인 마트 팍몰, 이탈리아 와인협회 키안티 클라시코에서 협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