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탐심이 트렌드가 된 시대
신명기 5장
“네 이웃의 아내를 탐내지 말지니라 네 이웃의 집이나 그의 밭이나 그의 남종이나 그의 여종이나 그의 소나 그의 나귀나 네 이웃의 모든 소유를 탐내지 말지니라”(신 5:21)
남의 것을 탐내기에 이보다 더 좋은 세상이 있을까요? 예전에는 탐낼 수 있는 이웃이라고 해봐야 같은 마을에 사는 사람이 전부였습니다. 비슷비슷한 형편의 사람끼리 도토리 키재기 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은 상황이 다릅니다. 바다 건너에 사는 부자의 연봉이 얼마며, 어떤 집에 살고, 무슨 차를 타고, 어떤 옷을 입는지 속속들이 알 수 있습니다.
타인의 삶에 관심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궁금하고 호기심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관심이 과열되면 탐심으로 변질됩니다. 오늘날 우리는 지나친 관심의 시대를 삽니다. 이웃의 집이나 밭이나 그의 남종이나 그의 여종이나 그의 소나 그의 나귀나, 이웃의 모든 소유가 관심을 너머 탐심의 대상이 되어가는 세상입니다.
여행은 어디로 다녀왔는지, 어제 저녁 식사 메뉴는 무엇이었는지, 어떤 여자와 사는지, 저 둘의 연애는 어떻고, 결혼 생활은 어떤지 등의 이야기를 가지고 상품을 만들어 돈을 버는 산업도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욕심과 탐심에도 트렌드와 디테일이 생겼습니다.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점점 과시와 비교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행복의 모습이 획일화되어가고 있습니다. 타인의 인생에 기웃거리며 시간을 죽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미디어에 전시된 타인의 인생을 관람하는데 사람들은 상당한 비용을 지불합니다.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내 속의 그림자와 누군가가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SNS에 올린 찰나의 순간 몇 컷을 비교합니다. 세상 힙한 모습이 담긴 1분짜리 영상과 내가 지나고 있는 긴 터널의 시간을 비교합니다. 인생이 우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십계명이 탐심에 대한 경고로 끝을 맺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탐심은 곧 우상 숭배’라고 했습니다(골 3:5). 즉, 십계명은 우상 숭배하지 말라는 얘기로 시작해서 우상 숭배하지 말라는 얘기로 끝을 맺습니다. 인간이 하나님을 주인으로 섬기지 않으면 탐욕이 인간의 주인 노릇 한다는 의미입니다. 내가 하나님의 소유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면 모든 것을 내 소유 삼아도 만족을 모릅니다.
예수님은 십계명을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 즉 사랑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하셨습니다. 우리를 탐욕으로부터 구원하는 것은 사랑입니다. 인간은 사랑 받지 못해서 점점 탐욕스러워지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면서까지 확증하고 싶었던 것은 하나님의 사랑이었습니다. 그 사랑이 우리를 비교와 평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