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영끌을 부추기는 하나님?
신명기 15장
“매 칠 년 끝에는 면제하라”(신 15:1)
이스라엘 율법에는 7년마다 빚을 청산해주는 제도가 명시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이 영끌을 부추기시는 것일까요? 대출을 레버리지 삼아 더 큰 자산을 운용하여 부를 획득하는 방법이 오늘날의 금융 자본주의 시대에는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광야를 지나 가나안 땅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이스라엘 사회에서는 없는 개념이었습니다.
당시 빚은 철저하게 가난한 사람들의 짐이었습니다. 빚 문제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문제였습니다. 따라서 매 칠 년마다 빚을 청산해주는 제도는 일종의 개인회생의 차원이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채권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한 제도인 것이 분명합니다. 7년 째 되는 해가 다가올수록 채권자는 생각이 많아질 것입니다. 채권자와 채무자의 눈치 게임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5~6년이 넘어가면 ‘나 몰라라’ 하는 채무자가 분명히 있었을 것이고, 이 때문에 가난한 자에게 아예 돈을 빌려주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에 관하여 하나님이 제시하신 해결 방안은 무엇이었을까요? “삼가 너는 마음에 악한 생각을 품지 말라 곧 이르기를 일곱째 해 면제년이 가까이 왔다 하고 네 궁핍한 형제를 악한 눈으로 바라보며 아무것도 주지 아니하면 그가 너를 여호와께 호소하리니 그것이 네게 죄가 되리라”(신 15:9)
‘악한 생각을 품지 말라’니 너무 현실성이 없습니다. 자신의 악한 생각을 자유자재로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법안을 개정한다든가, 제도를 개선한다든가, 특정 경우에 대한 세부 조항을 늘린다든가 해서 생각이 아니라 행동을 통제하는 편이 훨씬 현실적이고 효과적일 텐데 하나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십니다. ‘악한 생각을 품지 말라’고 요구하십니다. 왜냐하면 하나님만이 악한 생각을 품지 않게 하실 수 있는 유일한 분이기 때문입니다.
법과 제도는 인간 영혼 깊은 곳까지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갭니다.
악한 생각을 품고 있으면 아무리 제도를 선하게 만들어도 악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스도인 된다는 것은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는 것입니다. 마음의 할례를 행하는 것입니다(신 10:16). 누가 스스로의 마음에 할례를 행할 수 있을까요?
마음의 악한 생각을 잘라내는 것은 하나님의 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