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신광여고·영동고 교사 역임 최근영 전 국편 편사부장
존경하는 최근영 선생님!
어제 아침, 선생님 소천 소식을 듣고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랐습니다. 1974년 3월, 영동고 1학년 8반 담임이자, 역사 선생님으로 처음 만난 이후 꼭 50년이 흘렀습니다.
선생님께선 ‘지독 최’ 별명 그대로 저희들에게 엄하기 그지 없으셨지요. 하지만, 선생님은 원칙과 기준을 저버리지 않으셨습니다. 그것은 이후 선생님의 1학년 8반 동기들이 공직에 많이 진출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조인강, 박민권, 조용환 등등···. 식목일에 결석한 병일이와 몇을 크게 혼내시던 장면도 생생합니다.
규정에 대해선 예외를 두지 않으셨지요.
역사 수업 또한 저희로 하여금 왜 역사를 배워야 하는지 일깨워주셨는데, 특히 면암 최익현 선생과 실학자들에 대한 강의가 인상적이었지요. 제가 서양사를 선택한 것도 선생님의 가르침이 컸습니다.
존경하는 선생님,
제가 선생님께 큰 결례를 한 것이 있습니다. 2016년께 성균과대 사학과 이 교수님과 점심 직전 저희 사무실을 찾으셨는데, 마침 그날 직원들과 식사 약속이 정해져 있어, 따끈한 국밥 한 그릇 모시지 못한 게 한이 됩니다.
그런 제자에게 선생님께선 작년까지도 문자메시지를 통해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더 감사하고 송구하기만 합니다.
존경하는 선생님!
평생 흘리신 땀과 눈물, 그리고 남기신 유업이 길이 후학과 후손들에게 길이 되고, 빛이 되길 기원합니다.
2024년 1월 23일
불초 제자 이상기 배상
다음은 <연합뉴스> 이충원 기자가 쓴 부음 기사.
초창기 ‘장보고 연구’…최근영 전 국사편찬위원회 편사부장 별세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1985년 청해진과 장보고 연구 논문·저서를 내는 등 초창기 관련 연구를 이끈 최근영(崔根泳) 전 국사편찬위원회 편사부장이 22일 오전 3시45분께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87세.
1937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충주고,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한 뒤 신광여고·영동고에서 교사 생활을 했다. 1981년 국사편찬위원회(국편)에 들어가 교육연구관, 통사실장, 사료조사실장, 편사부장을 역임했다.
삼국시대 호족 연구에 관심을 쏟은 고인은 국편에서 통일신라시대 연구에 몰두했다. 1985년 저서 ‘장보고의 신연구’와 논문 ‘청해진의 역사적 고찰과 그 성의 분석’을 펴냈고, 1987년 논문 ‘한국 고대의 천신신앙에 대한 고찰’, 1990년 저서 <통일신라시대의 지방세력연구> 등을 출간했다. 1999~2001년 한국사학회장, 2002∼2004년 해상왕 장보고 기념사업회 장보고연구회 감사로도 활동했다.
유족은 부인 송영숙씨와 사이에 1남3녀로 최경환·최준환(자영업)·최연희·최승희(자영업)씨와 사위 김철(자영업)·송재훈(델컴퓨터 엔지니어)·이동원(기아차 상무)씨, 며느리 김성순씨 등이 있다.
빈소 중앙보훈병원 장례식장 3층 6호실, 발인 24일 오전 8시. ☎ 02-2225-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