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죄의 수렁에서 벗어나려면
창세기 38장
“그후에 유다가 자기 형제들로부터 떠나 내려가서 아둘람 사람 히라와 가까이하니라”(창 38:1)
유다는 형제들로부터 떠났습니다. 함께 지내는 것 자체가 고역이었을 것입니다. 동생을 인신매매하는데 앞장섰던 일이 떳떳했겠습니까? 슬픔이 점점 짙어지는 아버지의 안색을 매일 마주하는 기분은 어땠을까요?
열 명의 형제들은 서로 맹세했을 것입니다. 그날 거기서 있었던 일을 무덤까지 가지고 가는 것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서로 맹세는 하지만 신뢰하기는 어려운 관계가 공범 관계입니다. 서로 감시할 뿐입니다.
혹시라도 형제 중 한 사람이 아버지를 따로 만나기라도 하면 나머지 아홉은 초긴장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쟤가 우리 몰래 아버지에게 그날의 일을 말하는 게 아닌가? 의심하지 않았겠습니까?
또한 비밀을 발설할 낌새가 다른 형제들에게 드러나기라도 하면 자신도 요셉처럼 쥐도새도 모르게 처리당할 것이라는 깊은 불안 속에서 하루 하루를 보냈을 것입니다. 판옵티콘이 따로 없습니다.
“그후에 유다가 자기 형제들로부터 떠나 내려가서”
유다는 감옥으로 변해버린 가정에서 탈출을 시도한 것입니다. 그렇게 떠나서 자유로웠을까요? 감옥을 벗어났더니 지옥을 만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들 둘이 연달아 죽고 며느리는 창녀로 변장하여 시아버지와 잠자리를 같이 하는 인생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는 탈출구를 잘못 선택했습니다. 형제들 곁을 도망쳐 나올 게 아니라 아버지와 형제들 앞에서 석고대죄를 했어야 했습니다. 유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형제들 모두가 동생을 빠뜨렸던 과거의 구렁텅이에 자신들도 빠져서 헤어나오지를 못한 채 살고 있었습니다.
죄를 짓고 죄의 수렁에 빠졌을 때 그곳으로부터 탈출하는 방법은 단 한 가지 입니다. 자백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세우신 영적 원리입니다.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그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요일 1:9)
하나님은 유다를 지옥으로부터 구원하기 위해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약 20년의 세월이 흘렀을 때, 유다는 본의 아니게 자백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그 순간 형제들 모두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과거의 그 사건으로부터 구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