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나눔’ 후기①] 제천, ‘고려인의 고향’ 될 수 있을까?

<한국에서 고려인마을을 찾다> 책나눔 행사에서 “왜, 제천인가?”를 설명하는 필자 <사진 김덕기>

왜, 제천에서 고려인마을 책나눔 행사를?

[아시아엔=임영상한국외대 명예교수, 아시아발전재단 자문위원] 전국의 고려인마을이 모두 자생적으로 형성되고 한국어를 상실한 고려인동포의 한국살이를 돕기 위해 민간에서 고려인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자체가 지원하는 곳은 사실 일부이다. 그런데 제천은 고려인동포의 ‘제천살이’를 지원하는 제천시 재외동포지원센터를 먼저 설립했다. 이어서 이주 신청을 받고 ‘제천시 고려인 주민증’을 주고 일자리와 집까지 안내하고 있다.

2023년 10월 24일 제천시 재외동포지원센터 개소식에서 필자는 고려인동포와 상생·발전하겠다는 제천시의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제천시의 노력이 소중했다. 그러나 ‘고려인의 수도’로 자처하는 안산 고려인마을과 ‘역사마을 1번지’로 자리매김하는 광주 고려인마을 등과 같이, 제천이 ‘고려인의 고향’으로 해내외 고려인동포를 초대하기 위해서는 제천 시민사회의 이해와 협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런 가운데, 연해주에 귀환하는 고려인의 마을공동체를 국내에서는 제천에서 시작하려는 동북아생명누리협동조합(이하 동생협) 이오석 이사장을 만났다. 이미 경기도 시흥의 이알카지 목사의 ‘시온공동체’ 이야기도 나눴다. 도농복합도시 제천에서는 고려인 농업공동체도 가능하고 또 필요하다는 생각을 같이했다. 인구감소지역인 다른 중소도시 또한 인구문제 해결에 앞서 고려인동포와 함께 산다는 마음에서 제천시의 노력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김창규 제천시장이 축하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철 대원대 총장, 이정임 제천시의회 의장, 김 시장, 조남철 아시아발전재단 상임이사, 임영상 필자(왼쪽부터)


2024년과 2025년 제천 고려인마을은 어떤 모습일까?

과거 제천의병은 국내의 항일의병을 국외까지 확대해 간도와 연해주에서 항일 무장투쟁의 근거지 건설을 주도한 바 있다. 1907년에 이어 다시 1908년 연해주로 망명한 제천의 의병장 의암 류인석은 연해주에서 항일 무장투쟁의 근거지 건설을 주도해 1910년 6월 13도의군(十三道義軍)의 도총재가 되었다. ‘의병의 고장’ 제천이 과연 연해주 의병에 이은 독립군의 후예인 귀환 고려인동포를 품는 ‘고려인의 고향’이 될 수 있을까? 제천을 응원하기 위해 <한국에서 고려인마을을 찾다> 책나눔 행사를 하게 되었다.

대안공간 야생초편지 개관 준비 중에 왼쪽부터 김희진(동생협), 양희창(간디공동체), 이오석(동생협), 황대권(야생초편지), 이동렬(자두락마을공동체), 김동권(간디공동체)


제천을 섬기는 시민단체를 찾아서

<한국에서 고려인마을을 찾다> 책나눔 행사를 제천시 재외동포지원센터에서 동생협과 아시아발전재단(이하 ADF)이 공동으로 주최하기로 했다. 고려인동포와 상생할 수 있는 제천의 선한 시민단체를 찾기 위해, 11월 21일 이른 아침 동생협 이오석 이사장, 김희진 대외협력위원장과 필자는 제천으로 갔다. 먼저 제천 의병전시관을 찾았다. 예상한 바대로 의병의 고장 제천이 귀환 고려인의 고향이 될 자격이 충분했다.

제천시 덕산면 선림초등학교 도기분교 자리에 설립된 대안공간 ‘야생초편지’

이어서 11월 24일 개관을 앞둔 덕산면의 마을복합문화공간인 대안공간 ‘야생초편지’, 수산면 예수향기교회, 금성면 양화감리교회를 찾았다. 다음날에는 이오석 이사장과 김희진 위원장 두 사람은 제천솔뫼학교 등도 찾았다. 모두 연해주와 제천에서 펼칠 동생협의 비전을 공유했고 12월 14일 <한국에서 고려인마을을 찾다> 책나눔 행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후기②에서 계속)

왼쪽부터 김희진(동생협), 김형국(양화교회), 김종천(솔뫼학교), 노병윤(솔뫼의집), 이오석(동생협)

 

성인 및 외국인주민에게 문해교육을 수행해온 제천솔뫼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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