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잘 먹고 잘 사는 길

요한복음 6장

프랑스의 미식가 브리야 사바랭(Brillat Savarin)은 그의 저서 <미식 예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먹은 것이 무엇인지 말해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 이 말이 번역과 의역을 거듭하여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라는 말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자기밖에 모르는 나를 위해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자신의 전부를 다 주셨습니다. 물과 피를 쏟으셨습니다. 이것이 자기 부인입니다. 자기 중독으로부터 구원받는 유일한 길을 알려주신 것입니다.”(본문 가운데) 사진은 브리야 사바랭이 지은 <미식 예찬> 표지

음식이라는 것이 신체적 건강을 넘어 인간의 의식과 정서, 정체성에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뜨끈한 국물을 들이키며 “시원~하다”라고 하거나, 청국장이나 삭힌 홍어를 맛있게 먹는 외국인을 보고는 “한국 사람 다 됐네”라고 말해주는 것을 봐도 음식이 단순히 영양학적 섭취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식사는 우리의 일상에서 가장 소소한 일이지만 이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습니다. 어린 자녀가 태어나면 부모가 가장 먼저, 가장 오랜 시간 가르치는 것이 음식 섭취에 관한 것입니다. 무엇을 먹어도 되는지, 무엇을 먹으면 안되는지, 엄마 아빠는 아이에게 끊임 없이 주지시킵니다. 잘못 먹었다가는 큰일나는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죽고 사는 것이 먹는 것에 달려있다는 것, 이것이 인생 공부의 첫 내용입니다.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이 먹지 말라는 것을 먹어서 죽었습니다. 죄란 하나님이 먹지 말라는 것을 먹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죄에서 구원받는 길은 무엇일까요? 하나님께서 먹으란 것을 먹으면 됩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로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의 안에 거하나니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시매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 같이 나를 먹는 그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리라”(요 6:55-57)

인간은 선악과라는 마약에 손을 댔습니다. 그리고는 자기에게 중독되어서 지독하게도 자기밖에 모르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자기 중독에서 인간을 해방시키기 위해 예수님은 생명의 양식으로 우리에게 오신 것입니다. 그 양식을 먹음으로 예수님을 내 안에 온전히 받아들이겠다는 고백이 성만찬입니다.

자기밖에 모르는 나를 위해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자신의 전부를 다 주셨습니다. 물과 피를 쏟으셨습니다. 이것이 자기 부인입니다. 자기 중독으로부터 구원받는 유일한 길을 알려주신 것입니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