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낀개낀…강기정 ‘정율성 공원’ 조성과 이종섭 ‘홍범도 흉상’ 이전

2018년 3월 1일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독립전쟁 영웅 5인 흉상 제막식에서 사관생도와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육사는 독립전쟁에 일생을 바친 홍범도,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장군,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한 이회영 선생의 흉상을 탄피 300kg을 녹여 제작했다. <연합뉴스>

홍범도 김좌진의 일제 때 무장투쟁까지 붉은 칠을 하다니…
‘정율성 문제’가 이 헛발질 소동에 가려져선 결코 안돼 

머리가 나쁜 건가? 판단능력이 그 정도라면, 차라리 관두라. 이종섭 국방장관이 평지풍파를 일으켰다.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독립운동가들의 흉상을 이전하겠다고 말이다. ‘설익은 색깔론’이라는 거야의 비판까지 불렀다.

그렇잖아도 ‘정율성’으로 사투가 거센데 말이다. 독립운동 유족단체와 광복회는 발끈했다. “반 역사적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한다. 여권 일각에서도 “지나치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육사 내 홍범도·김좌진 장군 등 5명의 흉상 이전 방침이 이념논쟁으로불붙었다. 앞서 국방부는 ‘최적의 장소’로 흉상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국회에 나와 한 돌출 발언이 이념논쟁에 기름을 부었다. “전시에 이기기 위해서 인력을 양성하는 곳인데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서야…”(25일, 이종섭)

당연히 독립운동 유족과 후손들이 만든 ‘광복회’가 분노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친분이 깊은 이종찬 광복회장은 이 장관에게 공개서한까지 보냈다.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없으면 장관 자리에서 퇴진하는 게 조국을 위하는 길이라고 충고한다…’

밑에서 써줬겠지만, 날이 시퍼런 글이다. ‘민족적 양심을 져버렸다…어느 나라 국방부 장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이종섭은 부족한 역사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

한동안 잠잠하던 대구시장 홍준표도 나섰다. “항일 독립전쟁 영웅까지 공산주의 망령을 씌워 퇴출…참 할 일도 없다”고 꼬집었다. 멍석이 깔리자, 비판 과잉의 유승민도 “윤 정권 이념 과잉이 도를 넘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입장이 없다”며 묵묵부답이다.

민주당은 정부가 석고대죄하라고 날을 세웠다. 당장 철거방침을 철거하라고 맹비난 한 거다. “철 지난 색깔론으로 지지층을 결집, 총선에서 득을 보려는 천박한 정치 선동”(권칠승)

이종섭의 헛발질로 북과 중공 인민군가를 작곡한 정율성 문제까지 유야무야 될 참인가? 결단코 그렇게 흘러가선 안 될 것이다. 13년 전, 북의 포격으로 전사한 고 서정우 하사의 모친과 전몰군경유족회가 광주 현충탑에서 정율성기념공원 철회를 촉구한다.

5.18 단체마저 정율성 문제를 고집하는 강기정 시장 비판성명을 낼지 고심 중이다. 호남대안포럼과 전국학생수호연합 광주지부는 전날 정율성로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우리 국민을 학살한 북한군 응원대장 정율성을 기념하는 공원 조성을 결사 반대한다”

“서재필 등 수많은 호남 출신 유공자를 두고 굳이 침략자를…호국 영령에 대한 조롱” 그러면서 “5·18 때 광주시민은 ‘북괴는 오판 말라’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했다”면서 “강기정은 북괴의 부역자를 기념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율성은 1·4 후퇴 때 중공군과 함께 서울에 내려와 조선궁정악보를 훔쳐갔다. 조선일보 입수의 정율성 저서·논문에서 확인된단다. 그는 1950년 12월 중국인민지원군 창작조와 함께 북으로 와 이듬해 1월 서울로 내려왔다. 중공군은 1950년 11월 참전을 개시했다. 유령처럼, 낮에는 산이나 참호에 숨고 밤에만 이동했다.

결국 매서운 동장군까지 중공군 편이었다. 이듬해 1월 4일 마침내 서울까지 함락됐다. 아내 딩쉐쑹(丁雪松)은 저우언라이 양녀다. 중국에서 정율성은 유력인사로 행세했다.

윤 대통령까지 국민통합위 업무보고 자리에서 반대 메시지를 공표했다. “시대착오적인 투쟁과 혁명, 그런 사기적 이념에 굴복하거나 휩쓸리는 것은 결코 진보가 아니고, 우리 한쪽 날개가 될 수 없다”고 말이다. 이어진 말이 압권이다. “오른쪽 날개는 앞으로 가려고 그러고 왼쪽 날개는 뒤로 가려고 그런다면 그 새는 떨어지게 돼 있다”는 비유가 적화했다.

6.25 3개월 여 전, 피카소가 ‘평화빨치산세계 총회’ 대표단을 끌고 왔으나 쫓겨났다. FBI는 그를 안보에 위해한 공산주의자로 꼽았다. 평화빨치산 총회는 소련 공산당이 조종하던 조직. 그때 나온 말이 귀에 쏙 들어온다. “예술에는 국경이 없지만, 예술가에겐 국경이 있다.”

정율성 거리

강기정 시장의 며칠 전 멘트를 보고 나는 경악했다. “고 박정희 대통령이 환생한 건가?” 여겼으니…”정율성 선생의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논의하는 광주,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야, 그렇다 치자. “보훈부는 정율성 관련 논란을 멈추고, 그에 대한 평가와 공과는 역사에 맡겨 두는 것…”

후세의 사가까지 들먹일 일이 결코 아니다. “48억이나 들여, 거의 다 만들었는데…” 그렇다고 ‘물릴 수 없다’고 착각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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