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박민식 보훈부장관 “호남에 정말 기념할 인물이 없습니까?”

정율성 거리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라고요?>

호남에 정말 기념할 인물이 없습니까?

호남은 민주화 운동의 성지일뿐만 아니라, 대대로 독립과 호국의 본산이기도 했습니다.

서재필 박사 등 호남 출신 독립유공자가 무려 2,600명이 넘습니다. 이는 전체 독립유공자의 15%에 해당합니다.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군산고 등 6.25때 가장 많은 학도병을 배출한 학교가 있는 곳도 바로 호남입니다.

호남은 순천, 여수, 광양, 벌교, 보성, 강진 등 전남 17개교 180명의 학생들이 지원하여 유일하게 학도병들로만 대대가 편성될 수 있었던 지역이기도 합니다.

또한, 서부덕 소위, 박창근, 황금재, 박평서, 오제룡 상사 등 맨몸으로 적의 전차에 뛰어든 육탄 10용사 중 5명이 호남출신입니다.

참 자랑스러운 호남의 역사고, 호남의 정신 아닙니까?

기억하고 기념해야 할 영웅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광주시는 이 많은 분들을 두고 왜 하필 정율성 같은 공산당 나팔수의 기념 공원을 짓겠다는 겁니까?

그게 역사를 기억하는 광주시의 방식입니까? 다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라고요? 돈이 되는 일이면, 국가정체성이고 뭐고 필요없단 말입니까?

‘시대적 아픔’요? 바로 그 ‘시대적 아픔’을 알기에 더 분노하는 겁니다. 그가 만든 군가를 부르며 몰려왔던 적에게 죽임을 당한
수많은 이들의 피가 아직 식지 않은 대한민국입니다.

정 그렇게 기념하고 싶으시면, 민간모금을 하든, 민간투자를 받든 국민의 혈세는 손대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런 반국가적인 인물 기념하라고 지방정부가 있는 게 아닙니다.

이런 걸 ‘적대의 정치’가 아니라, ‘상식의 정치’라고 합니다.


<48억원을 누구에게 바친단 말입니까?>

광주광역시가 올해 말까지 ‘정율성 기념 공원’을 짓는다고 합니다. 이미 광주에는 ‘정율성로’도 있고 ‘정율성 생가’도 보존돼 있습니다. 음악제나, 고향집 복원 등에도 많은 세금을 썼는데, 안중근, 윤봉길도 못누리는 호사를 누려야 할 만큼 그가 대단한 업적을 세웠습니까.

‘오월 정신’을 간직하고 있는 광주가, 시민들의 혈세를 들여 기념해야만 할 인물이 과연 누구여야 하는지, 하늘에서 정율성 찬양미화작업을 지켜 보고계실 독립지사와 호국, 민주화 영령들이 얼마나 통탄할지 솔직히 부끄럽습니다.

정율성이 독립유공자인가요? 그는 대한민국을 위해 일제와 싸운 것이 아닙니다. 1939년 중국공산당에 가입하고 현재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인 ‘팔로군 행진곡'(현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을 작곡한 장본인입니다.

해방 후 북한으로 귀국해 조선인민군 구락부장을 지냈으며, 인민군 협주단을 창단하여 단장이 됐습니다. 그가 작곡한 조선인민군 행진가는 6.25 전쟁 내내 북한군의 사기를 북돋았습니다.

민족의 비극 6.25 전쟁이 발발하자 전쟁 위문공연단을 조직해 중공군을 위로한 사람입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아예 민족을 저버리고 중국으로 귀화해 중국 공산당을 위한 작품을 쓰며 중국인으로 생애를 마쳤습니다.

북한 정부 수립에 기여하고 조선인민군 행진가를 만들어 6.25 전쟁 남침의 나팔을 불었던 사람, 조국의 산천과 부모형제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눈 공산군 응원 대장이었던 사람이기에 그는 당연히 독립유공자로 인정될 수 없었습니다.

‘중국 영웅’ 또는 ‘북한영웅’인 그 사람을 위한 기념 공원이라니, 북한의 애국열사능이라도 만들겠다는 것입니까? 도대체 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물러터졌는지 답답합니다. 그렇게도 기념할 인물이 없는가요? 김일성도 항일운동을 했으니 기념 공원을 짓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 것입니까.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는 데 앞장선 그를 우리 국민의 세금으로 기념한다는 것은 518 묘역에 잠들어 계신 민주주의 투사들을 욕보이는 일이기도 합니다. 518정신은 한마디로 자유민주주의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48억이라는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일입니다. 비록 광주광역시 차원의 시 재정이 쓰인다고는 하지만 시 재정은 국민의 혈세가 아닙니까?

대한민국의 헌법 가치를 부정하는 사업에 지방자치단체가 국민들의 혈세를 마음대로 쓴다면, 재정규율(fiscal discipline)을 바로 세우는 차원에서도 엄격히 대응해야 합니다!

국가보훈부 장관으로서, 자유대한민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앞장섰던 사람을 우리 국민 세금으로 기념하려 하는 광주시의 계획에 강한 우려를 표합니다. 전면 철회되어야 마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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