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실직자를 불러 일을 맡기다
에스겔 2장
“그가 내게 이르시되 인자야 네 발로 일어서라 내가 네게 말하리라 하시며 그가 내게 말씀하실 때에 그 영이 내게 임하사 나를 일으켜 내 발로 세우시기로 내가 그 말씀하시는 자의 소리를 들으니”(겔 2:1-2)
에스겔은 제사장이었습니다. 매일의 제사를 집례하던 것이 그의 일이었습니다. 지금은 바벨론에 사로잡혀 온 지가 5년입니다. 제사는커녕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로 5년이 흐른 것입니다.
퇴직 이후에 출근하는 기분이라도 느껴보고 싶어서 매일 옷을 갖추어 입고 가방을 챙겨 집을 나서는 어른들이 계십니다. 에스겔이 느꼈을 공허함과 상실감이 그와 같았을까요? 아니면 갑작스레 일을 잃어버린 실직자의 마음이었을까요?
평생 해 본 일이라고는 제사를 집례하는 일뿐이었던 그가 바벨론 그발 강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어쩌면 스스로가 쓸모 없다고 느끼며 자괴감에 빠져 있었을 법한 그에게 어느날 불쑥 하나님이 찾아오셨습니다. 그리고는 할 일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주저 앉아 있던 에스겔을 일으켜 세우시고 하나님의 영을 부어주십니다. 고장난 줄 알았던 그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습니다.
시편 137편의 시인은 망연자실하게 지냈던 바벨론에서의 시간을 이렇게 회고합니다. “우리가 바벨론의 여러 강변 거기에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시 137:1)
강가란 바벨론 문명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변두리입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강가에 주저 앉아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훔치는 것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인생의 강가에 주저 앉아 흘리는 성도의 눈물을 절대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다가오셔서 하나님 당신이 직접 삶의 이유가 되어주십니다. 그리고는 할 일이 있다고 소명(召命)을 전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