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서로를 힘들게 하는 종교 행사

“신앙은 기도와 찬양과 묵상과 헌금과 십일조와 봉사와 구제와 금식과 주일성수와 교회사역을 장신구처럼 주렁주렁 매달고 살며 그 악세사리들을 자랑하는 일이 아닙니다. 신앙이란 장신구를 제하고, 발에서 신을 벗고, 화장을 지우고, 민낯과 알몸으로 하나님 앞에 서는 것입니다.”(본문 가운데) 사진은 2016년 7월 26일(현지시간) 중국 북서부 칭하이성 위수에서 열린 지역 축제 패션쇼 한 장면. <사진 연합뉴스>


이사야 1장

예배를 드린다고 하나님이 다 받으시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얼마나 감동을 받았는가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그 예배를 받으셨는가 아닐까요?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드리는 예배를 받고 싶지 않으셨습니다. 예배를 견디기 힘들어 하셨고, 지겨워하셨고, 심지어 예배 받기에 지쳤다고까지 말씀하십니다. 이사야 1장은 그런 하나님의 절규입니다.

“무엇하러 나에게 이 많은 제물을 바치느냐? 나는 이제 숫양의 번제물과 살진 짐승의 기름기가 지겹고, 나는 이제 수송아지와 어린 양과 숫염소의 피도 싫다. 너희가 나의 앞에 보이러 오지만, 누가 너희에게 그것을 요구하였느냐? 나의 뜰만 밟을 뿐이다! 다시는 헛된 제물을 가져 오지 말아라. 다 쓸모 없는 것들이다. 분향하는 것도 나에게는 역겹고, 초하루와 안식일과 대회로 모이는 것도 참을 수 없으며, 거룩한 집회를 열어 놓고 못된 짓도 함께 하는 것을, 내가 더 이상 견딜 수 없다. 나는 정말로 너희의 초하루 행사와 정한 절기들이 싫다. 그것들은 오히려 나에게 짐이 될 뿐이다. 그것들을 짊어지기에는 내가 너무 지쳤다. 너희가 팔을 벌리고 기도한다 하더라도, 나는 거들떠보지도 않겠다. 너희가 아무리 많이 기도를 한다 하여도 나는 듣지 않겠다. 너희의 손에는 피가 가득하다. 너희는 씻어라. 스스로 정결하게 하여라. 내가 보는 앞에서 너희의 악한 행실을 버려라. 악한 일을 그치고, 옳은 일을 하는 것을 배워라. 정의를 찾아라. 억압받는 사람을 도와주어라. 고아의 송사를 변호하여 주고 과부의 송사를 변론하여 주어라.”(이사야 1:11-17)

예배가 마치 그들의 악한 삶에 면죄부를 발급해주는 의식처럼 변질되어 버린 현실에 하나님은 진절머리가 나셨습니다. 오히려 예배 때문에 그들의 위선이 더 깊어졌습니다. 예배 의식에 잘 참여하면 마치 내가 좋은 믿음을 가진 것 같은 착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예배조차도 내 위선을 가리기 위한 종교적 장신구와 치장도구로 전락해 버린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신앙생활은 자신을 치장하는 또 하나의 장신구일 뿐이었습니다.

신앙은 기도와 찬양과 묵상과 헌금과 십일조와 봉사와 구제와 금식과 주일성수와 교회사역을 장신구처럼 주렁주렁 매달고 살며 그 악세사리들을 자랑하는 일이 아닙니다. 신앙이란 장신구를 제하고, 발에서 신을 벗고, 화장을 지우고, 민낯과 알몸으로 하나님 앞에 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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