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우회’하지 않으면 ‘후회’합니다

“우회하시겠습니까? 후회하시겠습니까?”


전도서 1장

“저는 여러분 모두가 부자가 되고 유명해지셔서 꿈꾸던 걸 다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그게 정답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시게 될 테니까요.”

영화 배우 짐 캐리가 한 말입니다. 3,000년 전의 솔로몬도 비슷한 얘기를 했습니다.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전도서 1장 2절)

누릴 것 다 누려보고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얄밉지는 않으십니까?

대체로 사람들은 저 사람은 허무하다고 했지만 나는 다를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 사람은 그 자리에서 공허함을 느꼈을지 모르지만 나는 그 자리에 가면 행복할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앞서간 사람들이 뒤 따라오는 사람들에게 “이 길 끝에 별거 없다”고 아무리 얘기해도 왜 사람들은 기를 쓰고 그 길을 가려고 할까요?

나는 왜 그것을 그토록 원할까,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내 욕구는 순전히 내 욕구일까요? 내가 원하는 것은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일까요? 내 취향은 정말로 내 취향일까요?

문화 산업이나 SNS와 같은 미디어를 통해 모종의 욕구가 끊임 없이 우리에게 유입됩니다. 과연 내 욕구가 순전하게 나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외부에서 형성되어 주입된 욕구는 ‘그게 바로 내가 원하던 것’이라는 착각까지 함께 불러일으킵니다. 누군가가 원하는 것을 원하도록 우리의 욕구가 정교하게 튜닝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왜 먹었을까요? 그들에게 욕망을 주입했던 주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주체가 지금 이 시대에도 다양한 모습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 한 번 사는 인생입니다. 인생길은 초행길인데다 일방통행입니다. 돌이킬 수 없다는 것입니다. 솔로몬은 사람들이 가보고 싶었던 길을 끝까지 가봤던 사람입니다. 사람들이 욕망하던 것들을 다 누려봤던 사람입니다. 전도서는 솔로몬이 길 초입에 세워둔 경고 표지판입니다. ‘길 없음! 우회하시오’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표지판의 화살표가 어디를 가리키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이 길을 가야 하지 않을까요?

우회하시겠습니까?
후회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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