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혜미의 글로벌TIP 22] ‘피어 메디에이터’(Peer Mediator)를 소개합니다

“‘피어 메디에이터’(Peer Mediator)활동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얼마 전에 뉴질랜드에 사는 후배와 전화통화 하면서 그곳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딸 아이의 근황을 물어보았다. 왜냐하면 아이의 성격이 워낙 내성적이라 그 후배가 늘 걱정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요즘 그 아이는 학교에서 ‘피어 메디에이터’(Peer Mediator)로 선발되어 훈련 받고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성격이 많이 변화되고 있다며 후배는 매우 만족한 듯 보였다.

과연 ‘피어 메디에이터’는 학교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 것일까?

학급 안에서 아이들끼리 분쟁이 생겼을 때 중재를 담당하는 일이다. 급우 간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당사자들은 먼저 ‘피어 메디에이터’에게 사건이 일어난 경위를 보고하도록 되어있다. 때문에 ‘피어 메디에이터’는 쌍방 이야기를 먼저 경청한다. 어떤 아이들은 자신의 잘못을 합리화하려고 사실과 다르게 진술하는 경우도 있어 급우 중에 증인을 참여시켜 사실을 확인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격해진 감정을 참지 못할 경우, 자칫 폭언과 욕설로 얼룩질 수 있는 그 시점에서 ‘피어 메디에이터’가 개입하여 당사자 자신이 한 행동을 스스로 되돌아 볼 수 있도록 돕는다. 뿐만 아니라 ‘피어 메디에이터’ 앞에서 상대방 이야기를 경청하는 동안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는 기회가 되어 그들 사이에 자연스러운 화해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는 그들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갖는 동시에 편견 없이 들어주고 명료화 해주는 ‘피어 메디에이터’가 있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 사이에서도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피어 메디에이터’라는 역할은 철저한 훈련과정을 거친 후 활동하게 된다. 담임과 훈련교사는 진행되고 있는 사건의 과정을 수시로 보고 받은 후 피드백과 코칭을 해준다. 또한 ‘피어 메디에이터’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그 역할을 성실히 수행할 수 있는 이유는 급우들이 그 역할의 권위를 인정하고 협조해주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이러한 훈련을 받아 온 아이들은 어떠한 문제의 상황에 직면했을 때 보다 객관적이고 다양한 시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통찰력뿐만 아니라 진실과 거짓을 쉽게 가려내는 분별력을 가지게 된다. 또한 각 개인의 입장과 견해가 존중되어야 하는 것도 알게 된다. 사건의 발단과 진행과정을 분석하면서 결말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맥락의 중요성 또한 인지하게 된다.

학교 입장에서는 아이들 간의 사소한 분쟁이 교내폭력이나 비행으로 번지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급우들이 교실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방관자 입장이 아니라 함께 관심을 가지고 자치적으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교육효과도 크다.

아이들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공정과 공의를 배울 수 있으며 건강한 시민의식의 기초를 다지게 된다. 그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누군가에 의해 부화뇌동하지 않고 문제 핵심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안목을 가지게 된다.

아이들이 갈등상황에 놓일 때 스스로 ‘메디에이터’의 역할을 잘 해내려면 가정에서는 평소에 어떠한 훈련을 해야 할까?

TIP 5

1. 하나의 논제에 대해 다양한 관점이 수용되는 가정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가?

2. 어떤 주제를 토론할 때 사실은 정확하게, 의견은 논리적으로 설명하도록 돕는가?

3. 자신의 입장과 다른 견해를 피력할 때 얼마나 진지하게 경청하는가?

4. 자신과 확연히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의 의견 또한 존중하는 태도를 갖는가?

5. 상대방의 의견에 의문이 생길 때 얼마나 구체적이고 명확한 질문을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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