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신앙이란 은혜에 대한 기억력
*잠깐묵상 | 출애굽기 17장
“그들이 여호와를 시험하여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우리 중에 계신가 안 계신가 하였음이더라”(출 17:7)
이스라엘 백성이 마실 물이 없어서 하나님을 원망하고 시험하던 날,그들이 그 날 아침 먹었던 음식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들은 그 날도 하늘에서 내리는 만나를 먹었습니다. 아침에는 만나를 먹어놓고 오후에 목이 마르다고 하나님이 계시니 안계시니 하는 것이 정상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만나가 처음 내릴 때는 안그랬을 것입니다. 감사와 감격 속에 만나를 먹었습니다. 먹이시고 돌보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느껴져서 미래가 두렵지 않았습니다. 광야라도 걸어볼만 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매일 매일 하늘에서 내리는 만나에 익숙해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아침마다 기적이 일어나는데, 이제 그 기적도 평범한 일상 속의 일부가 된 것입니다. 처음에 느꼈던 감격과 감사는 희미해져버리고 아침에 눈 뜨면 당연히 있어야 하는 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니 물 좀 못 먹은 것 가지고 걱정이란 걱정은 다 끌어안다가 결국 하나님이 안 계실지도 모른다는 의심까지 하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나님의 은혜 아래 있으면서도 은혜를 잊어버리는 아이러니를 어떻게 설명할까요? 손에 핸드폰을 쥐고 핸드폰을 찾고, 카드를 주머니에 고이 넣어두고는 카드 잊어버렸다고 분실신고를 하는 셈입니다.
광야에서 만난 갈증과 허기는 위기가 분명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를 잊어버리는 영적 건망증이야말로 가장 큰 위기입니다. 신앙이란 은혜에 대한 기억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