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자기중심’에서 벗어나 ‘절대적 타자’에 눈 뜨다
출애굽기 3장
“모세가 하나님께 아뢰되 내가 누구이기에 바로에게 가며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리이까”(출 3:11)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 내가 누구이며, 나는 왜 살고, 나라는 존재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철학자들처럼 멋진 말을 못해서 그렇지 각자 나름대로 정리된 생각을 내면에 가지고 삽니다.
모세도 비슷한 질문을 하나님 앞에 던졌습니다. “내가 누구이기에 이집트의 파라오 앞에 서겠으며, 내가 누구이기에 200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이집트에서 구출할 수 있습니까?”(출 3:11) 과연 나는 자격이나 자질이 되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입니다.
‘내가 누구이기에?’라는 모세의 질문에 하나님은 어떻게 대답하셨을까요? 하나님은 엉뚱한 대답을 하십니다. “나는 스스로 있는 자이니라” ‘내가 누구이기에’라고 질문한 모세에게 하나님이 누구신지 알려주신 것입니다.
히브리 민족이 430년간 이집트에 갇혀 살았다면, 모세는 지난 80년간 자기 스스로에게 갇혀 살았습니다. 하나님은 히브리 민족을 이집트에서 구출하시기 전에 모세를 모세 자신으로부터 구출하십니다. 그것이 소명, calling입니다. 나를 내 밖으로 불러내시는 것이죠.
‘나는 누구인가?’ 물론 중요한 질문입니다. 그런데 나에 대한 관심이 나를 내 안에 가두기도 합니다. 열등감도 우월감도 나에 대한 과도한 관심에서 비롯된 것 아니겠습니까?
자기계발이라는 것도 나에게 함몰되어 있는 한 자기계발인지 자기학대인지 구별하기가 어렵습니다. 내가 나를 노예삼고 내가 나를 채찍질하며 소진되는지도 모르고 지쳐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인간의 자기중심성이 가진 고질병이라고나 할까요.
하나님을 만난다는 것은 절대적 타자(the Other)의 존재에 눈을 뜨게 되는 일입니다. 나 밖에 모르는 사람이 나 밖의 절대적 타자를 알게 되며 자기중심성으로부터 풀려나서 자유로워지는 것이야말로 구원 경험의 핵심입니다.
지옥이 나 밖에 모르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천국은 나 중심으로부터 벗어난 사람들이 하나님 중심으로 모이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