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혜미의 글로벌 TIP⑮] 평소 감사카드·편지 쓰기 연습을

그 편지엔 다음과 같은 글이 담겨 있었다. “저는 이 콘도(아파트) 7층에 사는 입주자 0000입니다. 다음 주부터 약 한 달간 내부 수리를 할 예정입니다. 여러 입주자들에게 불편을 끼치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소음과 분진으로 혹 생활에 지장을 주게 될 것을 염려하여 각 가정에 귀마개와 마스크를 전달해 드립니다. 필요할 때 잘 사용하시고 이 상황을 너그러이 양해하여 주십시요.”(본문 가운데)

싱가포르에 거주할 때의 일이다. 새로운 지하철 노선이 연결되면서 항상 공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개통될 역 근처에 살다보면 공사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뿐만 아니라 노화된 아파트나 건물도 정기적인 리노베이션을 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싱가포르의 장점으로 여겨지는 교통의 편리함과 산뜻한 건물과 정비된 주변 환경을 누리기까지는 그 누군가가 소음과 분진의 공해를 견뎌낸 결과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느 날 낯선 발신자가 보낸 두툼한 봉투 하나를 아파트 로비의 우편함에서 발견하였다. 열어보니 영문편지와 함께 귀마개(ear plug)와 품질 좋은 마스크가 꽤 여러 장 들어 있었다.

그 편지엔 다음과 같은 글이 담겨 있었다.

“저는 이 콘도(아파트) 7층에 사는 입주자 0000입니다. 다음 주부터 약 한 달간 내부 수리를 할 예정입니다. 여러 입주자들에게 불편을 끼치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소음과 분진으로 혹 생활에 지장을 주게 될 것을 염려하여 각 가정에 귀마개와 마스크를 전달해 드립니다. 필요할 때 잘 사용하시고 이 상황을 너그러이 양해하여 주십시요.”

집 주변의 지하철 공사가 마무리 될 날을 학수고대하던 나에게 아파트 윗 층의 리노베이션 소식이 그다지 반갑지는 않았지만 편지를 읽는 순간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미안해야 할 때 미안함 제대로 전할 줄 아는 태도, 죄송한 마음을 표현한 진심 어린 편지와 동봉한 물건들로 보여준 성의가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웃들에게 진정으로 양해를 구하는 정중함과 그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읽는 사람의 마음에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언어와 국적과 피부색은 서로 다를지라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려고 노력을 한다면 얼마든지 다양한 소통의 방법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해외에 머무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학교나 직장 아니면 불특정 다수와 연계된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 때, 자신의 감정을 다양한 도구를 통해서 얼마나 진솔하게 표현하고 소통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이러한 점을 어떻게 보여주고 알려주고 있는지 무척 궁금해졌다. 왜냐하면 이러한 것들은 글로벌 시대를 살아갈 차세대에게 아주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성인들도 때로는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이 남들에게 혹은 내가 몸담고 있는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느냐에 대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채 행동하는 경우가 있다.

일단 자신의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보고 배운 대로 무의식적인 행동을 하거나 혹은 욱하는 마음에 돌발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에서는 이러한 행동을 이해 받지 못함은 물론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한국 직장에서 일하다가 외국계로 이직한 경우 전혀 다른 스타일로 일을 진행될 때 한국인들은 많은 혼란과 혼동 속에 있게 된다. 해외생활 경험이 없는 경우 실제 어떤 상황에 직면했을 때 가장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상식선에서 해결해야 하는 것조차 힘들어 할 수도 있다.

이에 상대방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사건을 바라보는 훈련과 자신의 입장을 어떻게 잘 설명해야 하는지에 대한 쌍방향의 균형감을 익힐 필요가 있다. 즉 상대방에게 사과해야 하는 경우와 양해를 구해야 하는 경우, 혹은 자신이 상대방에게 설명을 제대로 해야 하는 경우와 상대방에게 적절한 질문을 해야 하는 경우, 상대방의 말에 경청해야 하는 경우와 내 의견을 주장하거나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경우 등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과 상대방의 입장과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말보다는 레터를 주고받는 것이 익숙한 풍습인 나라들이 많기에 평소에 적합한 예문을 준비하여 연습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유교적 영향으로 연장자 의견을 무조건 듣고 따르는 것이 강조되고, 서로가 자신의 의견을 깊게 나누는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한국가정에서 자라난 경우에는 해외에서 어떤 상황에 직면했을 때 그에 적합한 처신을 하는 방법을 알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이 미숙하여 상대방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또한 사건을 유연성 있게 처리하지 못해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때문에 특히 해외에서 거주할 때 그 문화에 따른 대화의 방식이나 표현방법을 평소에 훈련해 두면 어떤 상황에 직면했을 때 망설임 없이 대처할 수 있다.

TIP 5

1. 평소에 감사 카드를 쓰는 것을 연습하자.

2. 문제가 생겼을 때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는 레터를 쓰는 방법을 연습하자.

3. 누군가에게 양해를 구하거나 요청을 해야 할 때 어떻게 정중하게 말해야 하는지 연습하자.

4. 상황에 따라 상대방을 배려하는 언어와 표현을 익히자.

5. 누군가에게 답을 해야 할 때, 분명하면서도 정중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명하는 말하기와 글쓰기를 연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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